경북 안동시에서 발생한 소·돼지 전염병인 구제역(口蹄疫)이 안동지역에서만 나흘 새 5곳에서 발생하고, 2일 하루 동안 안동 인근 지역에서 의심 신고가 15건이나 접수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살(殺)처분 대상 가축 수도 5만3000마리에 달해 지난 4~5월 김포·강화를 중심으로 번졌던 구제역 사태 때 살처분한 가축 수 5만 마리를 넘어섰다. 소에 비해 구제역 전파력이 최고 3000배나 큰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 감염이 시작된 게 확산 속도가 빠른 이유로 분석됐다.

2일 농림수산식품부는 "경북 안동시 와룡면 라소리·가야리, 이천동 한우 농장에서 1일 신고된 구제역 의심 증상이 모두 구제역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구제역은 소·돼지 등 발굽이 두 개로 갈라진 동물에 발병하는 1종 가축전염병으로 이 병에 걸린 가축은 입·발굽에 물집이 생기며 심하게 앓거나 죽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사람은 구제역에 감염된 고기를 날로 먹어도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다.

방역 당국은 이날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안에 있는 모든 가축 840마리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날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들은 지난달 29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와룡면 서현리 돼지 농장으로부터 남동 쪽으로 2.5~4㎞ 떨어진 곳에 있다. 이날까지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최초 발생지로부터 설정된 경계지역(반경 10㎞ 이내)을 벗어난 것으론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계지역을 넘어 구제역이 확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2일 접수된 구제역 의심 신고 중 안동시 풍천면 금계리 한우 농장과 청송군 안덕면 명당리 한우 농장은 최초 발병지로부터 각각 19㎞·42㎞ 떨어져 있다.

방역 당국은 안동은 물론 인근 의성 등 지역에까지 방역을 강화하고, '주의' 단계 위기 경보를 내려 공항·항만 등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구제역 여파로 전국 가축시장 85곳이 전부 폐쇄됐고, 한국의 구제역 청정국 지위는 자동 박탈됐다. 돼지고기 수출도 전면 중단되는 등 축산농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