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물 부족 현상과 홍수, 물 오염 같은 '물 안보(water security)'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은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사업이죠. 그 여파는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미치게 될 겁니다."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폐막한 '유엔사무총장 물과 위생 자문위원회(UNSGAB)' 참석차 한국에 온 루익 포숑(Loic Fauchon) 세계물위원회(World Water Council·WWC) 위원장은 "미래의 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 4대강 사업의 성공을 위해 WWC가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1992년 리우에서 열린 '유엔 환경과 개발회의(UNCED)'에서 물 관장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 1996년 설립된 WWC는 현재 60여 개국, 300여 정부기관·시민단체·기업이 가입한 세계 최대 물 관련 기구다. 프랑스 마르세유 시의원 등을 거친 포숑 위원장이 2006년부터 WWC를 이끌고 있다.

물 공급과 위생 분야 전문가인 그는 4대강 사업을 호의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성공 조건을 몇 가지 덧붙였다. "물고기를 포함한 강과 강변 생태계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강의 흐름을 어떻게 유지할지 등 환경 문제 해결에 많은 사람의 의견이 모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서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는 찬반 논란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죠."

그는 특히 물의 공공재적 특성을 감안해 4대강 유역에 '거버넌스'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부·지자체가 일방적으로 강을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학계·시민단체·산업계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정부와 공동관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협치(協治·governance)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주요 6개 강에선 수백명의 각계 인사로 구성된 거버넌스 체계가 40년째 성공적으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런 '강 유역 의회(basin parliament)'가 구축되면 4대강 사업도 결국 성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