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포격 관련 대국민담화의 핵심 키워드는 '단호응징'과 '국민단합'이었다.
 
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적 단합만이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안보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담화문의 부제도 '하나 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입니다'였다.
 
이 대통령은 "순국 사병들의 빈소를 찾은 신세대 청년들, 자발적으로 성금 모금에 나선 시민들, 흔들림 없이 제자리를 지킨 국민들,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건재하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이 엄중한 현실 인식을 갖고 이념·지역·계층 간 차이를 넘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는 천안함 폭침의 원인을 둘러싸고 '정부의 조작'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이른바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인 것이 북한에 추가 도발의 빌미를 줬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수준의 안보위기 상황은 국론이 하나로 모여야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 대통령은 담화에서 "천안함 폭침을 놓고 국론이 분열됐던 것과는 달리 이번처럼 국민의 단합된 모습 앞에서는 북한의 어떠한 분열 책동도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단호한 응징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더 큰 화를 불러온다"며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우리 영토를 직접 포격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시에도 금지하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감행되고 어린 학생들이 다칠 뻔했다는 사실도 부각했다.
 
1.21 청와대 습격, 아웅산 폭탄 테러, 대한항공 민항기 폭파 등 과거 북한이 자행한 반인륜적 테러 행위도 언급했다. 북한 정권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잔혹한 정권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며 "국방 개혁을 더욱 가속화해 '강군'을 실현하겠다"라고 말해 북의 추가 도발을 단호히 응징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담화는 지난 정권의 대북포용정책인 '햇볕정책'이 실패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고 했다. 특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해 일부 '친북 세력'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담화는 북핵 6자회담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한, 6자회담은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고 명분만 축적하는 역할만 할 것이란 부정적인 입장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