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우리 바다를 지키다 퇴역한 고속정 한 척이 아프리카 가나에 무상으로 양도돼 마약거래 등 불법 행위 단속과 해안 순찰을 하는 주력 함정으로 활동하게 됐다. 퇴역 고속정이 아프리카 국가에 양도되기는 처음이다.

아프리카 가나에 양도돼 해안 순찰임무를 하게 될 참수리 237호.

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국방부와 가나 정부 대표는 곧 '한·가나 간 고속정 및 도자 양도에 관한 약정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 약정에 따라 다음 달 초 퇴역 고속정 한 척이 도자 5대와 함께 대형 상선에 실려 가나로 수송되고, 연말쯤부터 본격적으로 '임무'에 투입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양도되는 고속정은 지난 28년간 목포 앞바다 등 남서해안을 지키다 2008년 12월 퇴역한 참수리 237호정"이라며 "가나는 이 고속정을 자국 해군의 주력 함정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77년 우리나라와 수교한 가나의 해군은 모두 11척의 배를 갖고 있지만, 모두 50t 이하의 소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수리 고속정은 150t급 함정으로 최고 37노트(시속 약 68.5㎞)로 항해할 수 있으며, 함포·기관포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가나 측은 정비·운용 요원들을 한국에 파견해 2개월 넘게 교육을 받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그동안 필리핀방글라데시, 카자흐스탄 등에 퇴역 고속정 14척을 양도해왔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에서 퇴역한 함정은 남미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는 아주 인기가 좋아 양도를 희망하는 나라가 많다"며 "군사교류 강화와 방산 수출 활성화를 위한 촉매로 활용가치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