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교사 생활을 18년 했고 학원강사를 8년 했는데, '이래서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구나'하고 많이 느낍니다."

'교사 출신 스타강사' 이만기(49)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교직 사회가 술렁거려야 한다. 학교에 움직임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이사는 1986년부터 인천 문일여고 국어교사로 학교에 있으면서 EBS(교육방송) 강사로 활동했고, 2002년 학원강사로 나서 언어영역 과목에서 독보적인 강의 능력을 인정받아 유명 강사가 됐다.

지난 1일 오후 수능 언어영역 스타강사인 이만기(49)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가 공교육 현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 출신인 이 이사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안 되는 것이 공교육의 최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사교육은 목표가 '대학입시' 하나로 분명하지만, 공(公)교육은 진학 말고도 인성교육 같은 많은 영역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어렵다"면서 "하지만 그렇다 해도 공교육은 지금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이사는 "수요자 중심 교육을 못하는 게 학교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스승'이라는 인식에 얽매여 교육의 공급자(교사)와 수요자(학생·학부모) 개념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권 침해라는 말이 있는데, 교권만 있는 게 아니라 학생권도 있고 학부모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누구나 권리가 있다"며 "대학교수도 평가를 받는데, 학교 교사도 당연히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사들은 교권이 중요하면 교사의 의무도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학부모들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맹목적으로 교사들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이사는 "일반 회사와 학교, 학원을 다 다녀봤지만 해고당할 염려 없고 마음 편한 교사가 그래도 제일 쉬운 편이었다"고 했다. 그는 "교사들은 수업, 생활지도 그리고 공문서 처리를 병행하느라 힘들다고 하지만, 그런 잡무 없는 직업은 세상에 없다"며 "학원강사도 아이들과 문자를 주고받고 인터넷 게시판에 답글을 달고 마케팅도 해야 하는 등 잡무가 많다"고 했다. 그는 "교사로 있을 때 EBS 강의 준비, 참고서 집필, 고등학교 3학년 부장교사, 야간자율학습 감독까지 다 했다"며 "잡무 때문에 연구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라고 했다.

이 이사는 "요즘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태도가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졌다"며 "진지하게 몰입하는 게 아니라 게임처럼 즐기기를 원한다"고 했다. 예전의 진지한 수업 스타일을 고집하다가는 지루해하는 학생들로부터 교사나 강사가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 교사들은 학원강사들이 수업시간에 농담하고 장난치는 걸 보며 '장사꾼'이라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수업을 좋아한다"며 "학생들의 트렌드를 유심히 관찰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도 학교 수업이 학생들을 만족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그러나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해 '무너졌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며 "아픈 사람에게 '너 아프지?' 하면 더 아프지 않겠느냐. 스스로 바뀔 수 있도록 용기를 더 북돋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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