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교사이면서 논술 강의도 하는 서울 A중학교 B(39)교사는 동료 교사들의 '뒷다리 잡기' 관행에 치를 떨었다. B교사는 독학으로 논술 강의를 준비해 2006년 5월 무료로 방과 후 수업을 열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교사들이 방해해 그해 겨울방학 강의는 할 수 없었다. B교사는 "2006년 겨울방학에 아무도 수업을 신청하지 않아 알아보니 담임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신청하지 말라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동료 교사들의 방해로 무료 논술 강의를 못하게 된 서울 A중학교 B교사가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방과 후 수업에서 논술을 강의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교장도 격려했지만 동료 교사들이 학생들의 수강을 막아 강의는 결국 폐강됐다.

그는 "지금 학교 시스템은 열심히 일하는 교사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고 했다. 밤 10시까지 일하며 수업준비에 바쁜 교사나 오후 4시 30분에 '칼퇴근(정시 퇴근)'하는 교사나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수업을 대충해도 고용·연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윗사람들 눈치나 적당히 보고 일하는 교사들도 있다"고 했다.

B교사는 행정업무 부담이 커서 수업 준비가 어렵다는 일부 교사들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교사가 되기 전 한 벤처기업에서 1년간 일했다는 그는 "교사의 업무량이 적은 건 아니지만, 민간 기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공개수업을 해서 학생·학부모·동료 교사의 평가를 받는 교원능력평가제도도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낮은 평가를 받은 교사에게 벌칙도 없고 한 학기 연수만 받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서로 교수법을 평가하는 연구수업도 교사들이 서로 눈치 보느라 낮은 점수를 줄 수 없으니 효과가 없다고 했다.

B교사는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잠자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아예 학업을 포기하고 자는 애들도 있지만, 공부하려는 아이들은 학교보다 학원 수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잔다"고 말했다. 그는 "사교육 때문에 공교육이 무너진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며 "사교육 시장은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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