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수유동(水踰洞)은 북한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려 온 물이 마을에 넘쳤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우리말로는 물이 넘친다는 뜻으로 '무너미'라 불렀다.

이곳에는 옛날 수유리 옆 삼양동에 사는 성격 고약한 삼형제와 얽힌 유래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삼형제는 자기네 땅을 확보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과 싸움을 일삼았고, 주민들은 이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현재 수유동 빨래골의 개울을 경계로 삼았다. 그러나 그 개울물이 넘쳐 흘러 '수유리'라 불렀다고 한다.

일러스트= 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수유동에는 화계사가 있는데, 조선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과 얽힌 이야기가 있다. 대원군이 화계사를 찾아 한 스님을 만났는데, 그 스님이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의 묘를 500리 떨어진 곳으로 이장하면 자손이 왕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장한 지 7년 후, 둘째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고종이다.

화계사에 있는 약수 오탁천(烏琢泉)에 얽힌 전설도 전해진다. 효심이 지극한 한 청년이 살았는데, 어느 날 나이 드신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 청년은 밤낮 없이 어머니를 낫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때 산신령이 나타나 화계사 아래에 있는 큰 바위 밑을 파면 병을 낫게 할 약수가 있다고 했다. 청년은 식음을 전폐하고 샘을 파다 지쳐 쓰러졌는데, 그 대신 까마귀가 계속 돌을 쪼아 약수터가 생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