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프로포폴'이 연예계를 삼키나?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 괴담'이 8월말 연예가에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프로포폴은 지난해 6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인으로 알려지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저 해외 스타들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프로포폴 과남용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내년 초부터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국내 연예인도 이에 중독됐고, 이에 대한 수사가 본격 진행된다는 괴담이 무섭게 퍼져나가고 있는 것.

연예 관계자들은 실제로 프로포폴이 연예인들 사이에서 소위 '포플'로 불리며 널리 퍼져 있다고 전했다. 복수의 연예관계자가 지목하는 대표 '포플 중독자'는 방송인 A와 B씨. 소문난 프로포폴 이용자인 이들은 평소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거의 프로포폴의 힘으로 건강한 이미지를 유지한다고 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배우 C양의 경우 프로포폴 맹신자가 되어 몸이 조금만 피곤해도 프로포폴을 맞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C양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에 다른 배우들까지 그 비결을 궁금해하며 프로포폴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 밖에 어린 연예인들 역시 병원을 찾아 '포플'의 도움을 받고 다시 카메라 앞에 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연예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에 빠져드는 것은 그 효과 때문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밤샘 촬영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불면증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프로포폴을 맞으면 30분만 자도 3일을 잔 것처럼 몸이 개운해진다"며 "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면 몸은 그만큼 급속도로 망가질 수 밖에 없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지난 1992년 국내에 도입된 프로포폴은 효과가 빠르고 어지럼증 등 후유증이 적어 성형 수술이나 수면 내시경에 많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성형외과와 내과에서 수면제 대용으로 사용되며 자연스럽게 이곳에 출입이 잦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

더욱이 관계당국이 수술 목적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프로포폴을 맞는 오남용 사례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자칫 연예인 명단이 외부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마이클 잭슨 사망 이후에도 프로포폴을 아무렇지도 않게 맞던 일부 연예인들이 최근의 상황에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아직 불법은 아니지만 오남용 사례 리스트에 올라있을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그러나 그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일부 중독된 연예인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일 수 있지만 어린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퍼져 나가는 만큼 지금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라고 밝혔다.

한편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되면 취급자는 의무적으로 취급관리대장을 작성해 2년간 보관해야 하는 등 관리가 까다로워져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

<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프로포폴은 1992년 도입돼 국내 투약 1위를 기록한 수면 마취제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성형외과, 치과 등 1차 의료기관에서 직접 수술을 집도하면서 마취제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마취 목적이 아니라 불면증 치료와 피로해소, 환각제 대용 등으로 오남용되고 있어 관련 의료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프로포폴은 적정용량과 치명용량 간의 범위가 좁고 개인별 적정용량이 다른 데다 중독성이 높아, 무분별하게 투여할 경우 저혈압이나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국내 의료사고나 사망사고와 관련해 프로포폴 투약 여부를 확인한 부검사례만 29건에 이를 정도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내년부터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