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월드컵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뒤 허정무 감독이 “이동국을 뽑은 이유는 나이지리아전 때문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19일 보도했다. 허 감독은 이 내용을 아르헨티나전이 끝날 때까지는 비보도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허 감독의 마지막 승부수는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선 이동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한 한국은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더반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는 한 번 신이 나면 무섭게 춤을 춘다. 그들이 춤추기 전에 승부를 내야 한다”며 “나이지리아는 볼을 오래 소유하는 버릇이 있다. 바로 그 점을 노려 골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상대의 볼을 끊어 역습으로 연결한 뒤 이동국에게 마무리를 맡기겠다는 계산이다.

나이지리아전은 이동국과 박주영을 투톱으로 출전시키는 4-4-2 포메이션으로 초반 선취득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수비에 비중을 둔 4-2-3-1을 들고 나왔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공격수를 늘리는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허 감독은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 때 이동국-박주영 투톱을 테스트한 바 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후반 36분 이동국을 박주영과 교체 투입해 실전 감각을 찾게 했다. 이동국은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9분간 2개의 슛을 시도하며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출전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중원 사령관 존 오비 미켈이 무릎을 다쳐 최종엔트리에서 빠진 데다 그리스전에서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가 퇴장당해 한국전에 나오지 못한다. 또 왼쪽 풀백인 타예 타이워와 우와 에치에질레까지 부상해 수비에도 구멍이 뚫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