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巨富)들이 급증하면서 중국의 개인 비행기 시장도 '비상(飛上)'하고 있다. 억만장자들 사이에 제트기 구입 붐이 일면서 10년 내에 세계 최대의 개인 비행기 시장이 된다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 최대의 개인 제트기 판매회사인 '아시아 제트'의 마이크 월쉬(Walsh) 회장은 17일 "2년 전만 해도 중국엔 개인 제트기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10년간 매년 20~25% 이상 성장해 10년 이내에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개인 제트기 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현재 미국은 약 2만대의 개인 비행기를 보유해 세계 개인 비행기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21%)과 아·태지역(11%)이 뒤를 잇고 있다.

중국 부호들이 선호하는 걸프스트림의 G650 개인 제트기.

월쉬 회장은 "많은 중국 부자들이 최근 들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트기를 구입하고 있다"면서 "중국 부자들은 부동산 계약을 위해 호주의 골드코스트 해변으로, 휴가를 위해 유럽으로, 세계의 거물들을 만나기 위해 US 오픈 테니스장이나 프랑스의 칸 영화제로 개인 비행기를 몰고 다닌다"고 말했다.

'럭셔리 아시아 중국'의 CEO인 멍펑쥔(蒙鵬鈞) 회장도 "중국 내 자가용 비행기 판매가 2008년에는 8대에 불과했으나 금융위기가 몰아친 작년에도 15대가 팔렸고 올해는 20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말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 세계의 상업용 비행기 판매는 14.1% 감소한 191대에 불과했지만 중국의 개인 비행기 시장만큼은 급성장을 계속해 눈에 띄게 대비된다는 것이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에서 2000만 달러(약 230억원) 이상의 자가용 비행기를 망설이지 않고 구매할 여력을 가진 부자들은 100명 이상이며, 이들의 개인 자산은 10억 위안(약 1700억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중국 재계정보 조사기관인 후룬바이푸(胡潤百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산이 1000만 위안(17억원) 이상 재산가는 82만5000명, 1억 위안 재산가는 5만1000명, 10억 이상 재산가는 1900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 약 30만명이 자가용 비행기에 대한 잠재적 소비자로 추산됐다. 중국 부자들은 구입 패턴도 다르다. 미국과 유럽에선 초기에 경비행기를 구입하다가 차츰 큰 비행기를 구입하지만 중국 부자들은 처음부터 12인승 이상, 6시간 이상 논스톱 비행이 가능한 큰 비행기들만 구입한다는 것이다. 개인 제트 비행기 제조회사인 걸프스트림의 로저 스페리(Sperry) 부사장은 "미국은 개인 비행기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3000개가 넘지만 중국은 40개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이 개인 비행기들이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