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나이지리아에 패할 경우+그리스가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에 패할 경우-> 골득실로 16강 진출을 따지게 된다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패하고 나이지리아를 이길 경우+그리스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이길 경우->골득실로 16강 진출을 따지게 된다

승점 5점이 6점보다 좋다. 수학적 진리를 뒤집는 주장이지만 월드컵에선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남아공월드컵 B조에 속한 한국그리스와의 1차전을 2대0으로 이겨 승점 3점을 따 놓고 있다. 같은 조의 아르헨티나(1승)는 첫 판에서 나이지리아를 1대0으로 눌러 역시 승점 3점이다. 한국은 골 득실에서 아르헨티나에 앞서 15일 현재 조 선두에 올라 있다. 나이지리아와 그리스는 나란히 1패.

한국이 아르헨티나(17일)와 나이지리아(23일)전을 모두 비겨 승점 1점씩 2점을 더하면 1승2무로 승점 5점이 된다. 이 경우 한국은 최소한 조 2위를 확정하면서 2002 한·일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이자, 원정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한다. 한국이 1승2무일 때 다른 3개국 중 승점 5점 이상을 얻을 수 있는 나라는 누가 됐건 하나뿐이다.

한국이 2·3차전에서 1승1패를 하면 2승1패로 승점 6점을 확보한다. 1승2무(승점 5점)보다 승점이 1점 많다.

문제는 2승1패가 16강 안정권이긴 하지만 100% 안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물고 물리는 이변이 이어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3개국이 2승1패로 타이를 이루고, 한 국가가 3패(현재 1패를 안은 그리스 혹은 나이지리아가 해당)를 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나란히 2승1패를 거둔 세 팀 가운데 골 득실이 가장 뒤진 한 팀이 예선에서 탈락하게 된다.

실제로 한국은 허정무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2승1패를 하고도 1회전에서 탈락했다. 당시 한국은 B조에서 스페인에 0대3으로 진 다음 모로코칠레를 각각 1대0으로 눌러 역대 최고 성적(2승)을 거뒀는데, 똑같이 2승1패를 기록한 칠레와 스페인에 골 득실이 뒤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에서도 82년 스페인 대회 예선 2조에 속한 알제리가 2승1패로 서독·오스트리아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2라운드에 나가지 못했다. 반면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 조별예선에서 1승2무를 거둔 팀이 탈락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내친김에 '행복한 상상' 한번 해 보자. 한국이 17일 아르헨티나마저 꺾어 2연승하고, 곧이어 열리는 그리스―나이지리아전이 무승부로 끝나면? 한국은 남은 나이지리아전 결과에 관계없이 본선 32개국 중 가장 먼저 16강 티켓을 쥐는 영광의 주인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