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7분에 들어간 이정수의 골은 우리 팀 세트피스 훈련이 빛을 발한 결과이다. 여기에 행운까지 따라줬다.

이영표가 전반 6분 그리스의 오른쪽 코너 쪽을 돌파하다 파울을 얻어냈다. 기성용이 오른발로 굉장히 빠르게 볼을 쳐줬고, 이 볼이 그리스의 21번 선수 머리를 스치고 흘렀다. 이를 이정수가 들어오면서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기성용의 킥이 좋았고, 그 이전에 이영표가 특유의 '헛다리 동작'으로 파울을 유도한 것이 좋았다. 상대편 머리에 맞은 것도 우리에겐 큰 행운이었다. 골키퍼가 골의 속도와 방향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트피스에서 공격에 가담한 이정수의 킥도 절묘했다.
아이러니하게 우리가 제일 무서워했던 것이 그리스팀이 이런 세트피스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선제골을 때렸으니 앞으로 경기가 안정적으로 갈 것이다.

특히 한 골 넣은 뒤에도 한국은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상당히 잘하고 있다. 오늘 경기를 보면 그리스도 오늘 경기에 승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압박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서 우리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굉장히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잘하고 있다. 상대가 우리 진영까지 나와서 공격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역습할 기회는 분명히 많다. 한 골만 더 넣는다면 그리스를 완전히 가라앉힐 수 있다.

앞으로 나올 한 골의 향방이 앞으로 중요하다. 한골을 그리스에 내준다면 1-1 상황이라 경기가 더 어려워진다. 상대가 강력히 압박 중이지만 지금처럼 공격을 계속 진행해 2―0으로 먼저 달아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