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내정과 외교상의 중대 문제나 국제사회·지역의 형세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전략적인 의사소통을 강화해 나가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안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는 핵실험 같은 북한의 돌발적 행태에 대해 중국이 전례 없이 강력한 어조로 '내정 간섭' 수준의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 대북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후 주석은 이날 '의사소통'을 포함한 양국 관계 개선에 관한 5개항을 제안했으며 김 위원장은 "찬동한다"고 밝힌 뒤, "선대 지도자들이 손수 맺어 정성껏 키워낸 전통적인 양국 우의관계는 (…) 세대가 교체된다고 해서 변할 리가 없다"며 3남 김정은의 후계자 승계 문제를 거론했다. 후 주석은 이와 관련, "양국 우호관계를 대대손손 계승하는 것은 양국이 가진 공통된 역사적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6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의 개혁·개방 건설 경험을 북한에 소개하고 싶다"며 북한에 개혁·개방을 강력하게 권유했다. 중국이 양국 최고지도자 회담에서 '개방'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드문 일이다.

김 위원장은 7일 4박5일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전날 전용열차로 베이징을 출발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각 오전 10시)쯤 선양(瀋陽)에 도착했으며, 이곳에서 승용차로 바꿔 탄 뒤 오후 3시 55분쯤 단둥 국경을 넘었다.

한편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7일 "중국 정부가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각) 류우익 주중 대사에게 김 위원장의 방중 결과를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중회담에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중국도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은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