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을 조사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은 해저에서 인양된 천안함 연돌(연통)에서 화약 성분을 검출해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이 화약 성분이 어뢰가 천안함 함체 밑에서 폭발한 뒤 생긴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6일 "천안함 연돌에서 미량의 화약성분을 검출해 현재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 화약성분이 어뢰인지 여부는 이르면 금주 말까지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어뢰, 기뢰 등 수중무기에 사용되는 폭약은 일반 폭약과 성분이 달라 구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뢰 탄두에는 보통 TNT보다 강력한 HBX(High Blasting Explosive)와 이보다 안전하고 강력한 PBX(Plastic Bonded Explosive) 계열의 고성능 폭약이 사용돼왔다. HBX는 TNT와 알루미늄을 혼합 충전시킨 것이다. 일반적으로 폭약이 수중에서 폭발할 때는 물이 공기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에너지 전달이 빠르지만 소멸도 빨라 폭발지점 5~6m 밖에서는 충격파 에너지가 소멸된다. 때문에 어뢰가 함정 선체 밑에서 폭발할 때 충격파 에너지가 최대치가 되도록 화약 성분을 구성한다.

현충원에 묻혀있는 46용사… 김성찬 해군참모총장과 해군장성 등이 6일 천안함 46용사가 안장된 대전현충원 합동묘역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

천안함 선체 바로 밑에서 수중폭발이 있고 나서 이 폭발력이 위쪽으로 향했는데 배 밑바닥이나 절단면보다 위쪽에 있는 연돌에서만 화약흔이 발견된 것은 예상 밖이다. 조사단은 함수나 함미는 조류에 의해 이동하면서 절단면 등의 화약흔이 물에 씻긴 반면, 연돌은 침몰 직후 떨어져 나가 그대로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에 연돌 내부의 화약 흔적이 보존돼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화약 흔적보다 결정적인 증거물은 주로 알루미늄 합금 성분인 어뢰 파편이다. 합조단은 천안함 선체와 다소 재질이 다른 알루미늄 파편 4개와 플라스틱 파편 1개 등을 회수해 정밀 분석 중이다. 이 알루미늄 파편들에 대한 국방부와 합조단의 공식입장은 현재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며 어뢰 파편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바 없다"는 것이다.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소식통들은 어뢰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은 알루미늄 파편들이 천안함 절단면 인근과 내부에서 예상밖에 발견돼 막바지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X선 회절, 중성자 회절 분석 등을 사용하면 발견된 알루미늄 합금의 제조 국가를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만든 어뢰인지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앞으로의 조사에 2주가량의 시간이 더 필요해 오는 20일쯤에야 조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원인조사가 빨리 진척돼 그전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독도함에 격리돼 조사를 진행 중이던 민군 합동조사단이 7일부터 2함대의 지상기지로 옮겨 조사를 계속하고 조사단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얘기도 돌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합동조사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전문가들도 화약성분 검출 사실과 알루미늄 파편 조사결과 등을 이미 미 정부와 미군 수뇌부에 보고했으며, 가까운 시일 내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