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천안함이 침몰하기 시작한 시각은 오후 9시 22분이었지만 이상의 합참의장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은 49분이 지난 오후 10시 11분이었다. 합참의장은 대전에서 고속철(KTX)을 타고 서울로 이동 중이었다. 합참의장은 휴대전화로 상황 통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고속철을 세우고 다른 이동수단을 탈 수도 없고, 휴대전화 말고는 다른 통신수단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밤에는 헬기가 위험하기도 하고 '녹색 성장' 시대에 기름 값이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을까 봐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군용 무전기보다 휴대전화가 더 잘 터지기 때문에 전방에서도 휴대전화로 연락하는 곳이 많다"며 "보안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당장 급하게 접촉하려면 휴대전화만큼 좋은 게 없다"고 했다.

16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김태영 국방장관 오른쪽에 선 이상의 합참의장.

이날 합참의장이 고속철에서 내려 합참 지휘통제실에 도착한 시각은 사고발생 1시간20분이 지난 오후 10시 42분이었다. 다른 지휘관들이 각각 지휘통제실에 도착한 시간은 해군참모총장이 9시 51분, 해군작전사령관이 9시 44분, 2함대사령관이 9시 38분이었다. 이 모든 상황을 총괄해야 할 최고 지휘관이 통제실에 1시간 가까이 늦었다.

외국 군 최고 지휘관이 대중교통인 민간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해 항공기나 경비행기·헬기 등을 주로 이용한다. 경기도 지역은 보통 헬기, 군산이나 대구·부산처럼 약간 먼 곳은 경비행기를 탄다고 한다.

미군은 사령관이 이동할 때 먼 거리는 통신병이 1명이 항상 따라붙어 급박한 상황에서 비상통신망을 통해 지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 시내에서는 주로 부관이 함께 다니고 이때는 휴대전화를 주로 쓴다. 미군 관계자는 "공무로 움직일 때는 통신병이 무조건 같이 간다"며 "다른 지휘관은 몰라도 주한 미군 최고 사령관은 24시간 핫라인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샤프 사령관은 이번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미국에 지휘관 회의 갈 때 헬기로 오산에 내려와 전용 수송기를 타고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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