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김덕규 교수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는 글을 올린 네티즌은 부산 동아대 의과대학에 재직 중인 김덕규(55·내과) 교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신문기사에서 승조원의 이름을 하나씩 읽다보니, 가슴 속에서 어떤 뜨거운 것이 생겨나고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며 "그 뜨거운 감정들을 자판을 통해서 써내려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글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파장이 커서)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육군 대위(군의관) 출신인 김 교수는 "제2연평해전 당시 사상자와 가족에 대한 국가의 대접이 말이 아니어서 국민 한 사람으로 울분이 많았다"며 "그 울분들이 점차 해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고 해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구조신호인 ‘SOS’를 ‘Save Our Sailors(우리의 수병을 구원해달라)’로 번역하고 싶다”며 “희망이 전무하더라도 승조원들의 생환에 대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사기가 생명”이라며 “국민들이 군을 좀 더 신뢰하고, 격려하고 사랑해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계속되는 언론의 취재요청을 완곡히 거절하고 있다. 대신 "제가 인터뷰를 한다고 우리 승조원들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조용히 있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동아대병원 관계자는 "김 교수님은 10년 넘게 여름 휴가 대신 해외 의료봉사를 다니면서 어려운 분들을 치료해오셨다"며 "조만간 아이티에도 의료봉사를 나가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덕규 교수가 쓴 글 전문이다.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 UDT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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