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이 2일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을 통해"북한 잠수함 2척이 지난 24~27일부터 사흘간 확실하게 보이지 않은 적이 있다"고 밝혀 북 잠수함(정) 동향과 천안함 침몰 사건과의 연계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잠수함과 이보다 작은 잠수정 용어를 섞어 사용하며 답변한 김 장관은 특히 '실종'됐던 잠수정들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으냐는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의 질의에 대해 잠수정 기지가 침몰 사건 지점에서 너무 멀다고 지적하면서도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함정이 1800t급 중형 잠수함인 로미오급(級)인지, 300t급 소형 잠수함인 상어급인지, 아니면 유고급 잠수정(85t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구체적인 출항(出港) 기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북한 서해 잠수함 기지와 항속거리를 토대로 추정해보면 로미오급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서해에는 평안남도 남포, 황해남도 비파곶 및 해주 등 3개 잠수함(정) 기지가 있으며, 사건이 발생한 백령도에서 50~60㎞ 떨어져 있는 사곶 8전대 기지에도 잠수함(정)이 종종 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북한 잠수함의 성능에 대해 "미국 최신 잠수함처럼 오랜 잠항(潛航) 능력이 없어 멀리 잠항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잠수함일 경우 로미오급보다는 소형 상어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996년 강릉 앞바다에 좌초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상어급 잠수함은 물 위에서는 2700㎞ 이상의 항속거리를 갖고 있지만 수중(水中) 항속거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소식통은"상어급의 경우 물밑으로만 이동할 경우 남포나 해주에선 백령도까지 가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통 배수량 300t이상을 잠수함, 그 이하를 잠수정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상어급은 잠수함과 잠수정의 경계선에 있는 배로 볼 수 있다. 상어급의 길이는 34m, 폭 3.8m, 높이 3.2m로 천안함 침몰 해역(수심 25~30m)으로 침투가 가능하다. 상어급은 구경 533㎜ 어뢰발사관 4문을 장착하고 있다. 작전 가능 일수는 20일이다.

잠수정의 경우 지난 1998년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 그물에 걸려 잡혔던 유고급 잠수정이 꼽힌다. 유고급은 85t급으로 구경 406㎜ 어뢰 2문을 장착하고 있다. 길이 20m, 폭 3.1m, 높이 4.6m, 항속거리 140~150㎞다.승무원 4명 외에 잠수 공작원 7~8명을 태울 수 있다. 수심 30m 안팎 해저에서도 은밀한 수중침투 및 공격이 가능하다.

잠수정보다 작고 반(半)잠수 또는 수중으로 침투하는 데 활용되는 반잠수정은 북한이 이란에 지난 2002년 3척을 수출한'대동2'급(級)이 거론된다. 이들은 과거의 침투전용 반잠수정과는 달리 함체(艦體) 옆에 어뢰발사관 2문(구경 320㎜ 추정)을 장착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실제로 천안함을 공격했다면 반잠수정보다는 유고급 잠수정 또는 상어급 소형 잠수함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기가 작아 2.5m 이상의 높은 파고, 3노트 이상의 빠른 조류에서는 작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 장관도 이날 반잠수정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한·미 양국은 미 KH-12 정찰위성 등을 통해 매일 2~3차례씩 북한 잠수함 기지를 감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