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수색을 위한 함미(艦尾)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군 당국은 해군 해난구조대(SSU) 등 잠수요원들이 함미 사병식당까지 들어가 선체 진입로를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1일 "함미 연돌(연통) 뒤쪽에 인도색(부표에서 현장까지 연결한 밧줄)을 설치했고, 연돌 뒤쪽에서부터 함정 왼쪽 출입구까지 안내색(선체 안, 길 안내용 밧줄)을 연결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함미 왼쪽 출입구는 갑판 위 1층 사병식당의 출입문이다. 잠수요원 등에 따르면 함미는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어져 수심 45m 펄에 박혀 있다. 사병식당은 실종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갑판 아래 장병과 부사관들의 침실로 내려가는 계단과 연결돼 있다. 천안함은 연돌 바로 앞부분에서 두 동강이 나 함수와 함미가 분리돼 침몰했다.

군 당국은 천안함 생존자 증언과 천안함의 근무 배치도 등을 근거로 실종자 46명 중 32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부분에 진입로를 확보함에 따라 실종자 수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승조원 7명이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됐던 사병식당엔 이미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구조활동에 참가한 SSU 관계자는 "잠수요원이 함미 사병식당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이미 물이 가득 차 있었다"며 "식당 전체를 수색하지는 못했지만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함미 주위엔 유속 5.7노트(시속 10.6㎞)의 거센 물살이 흐르고, 랜턴을 켜고도 30㎝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계(視界)가 좋지 않다. 1일에도 기상 악화로 전날에 이어 이틀째 구조작업이 취소됐다.

SSU 소속 송무진 중령은 "잠수요원이 식당 안에 진입했지만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식당 전체를 수색하지는 못했다"며 "손으로 사방을 더듬으며 조금씩 수색 범위를 넓혀가고 있지만 물이 혼탁해 사물이 바로 앞에 있어도 알아보기 힘들어 1m 전진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잠수요원들은 각종 집기 등이 어지럽게 떠있는 선체 안에서 안내색을 연결하며 수색을 벌여야 하지만 집기에 부딪히거나 안내색이 구조물에 꼬이기 일쑤여서 전진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함미 주위는 수심이 깊고 수온이 차 잠수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이 7~8분에 불과하다. 또 사병식당에서 장병과 부사관 침실이 있는 곳까지는 좁은 통로와 출입문을 여러 개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선체 진입로를 확보했어도 실종자 수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탐색작전 상황 설명… 1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장촌포구 해안가에서 해병대 대대장이 기자들에게 탐색작전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은 백령도 해안의 기상 악화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군 당국은 거꾸로 뒤집혀 수심 20여m의 펄에 박혀 있는 함수(艦首) 부분의 선체에도 진입로를 확보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잠수요원들이 함수 부분 갑판 2층에 인도색을 설치하고, 함장실 입구까지 안내색을 연결했다"며 "함장실 입구의 진입로를 확보함에 따라 갑판 1층 상사 침실로 통하는 복도에 안내색을 설치해 실종자 탐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함수 부분에서도 아직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빠른 실종자 탐색을 위해 앞으로 조류 등 기상 상태를 고려해 함미와 함수 부분에 인도색을 각각 1개씩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기존에 설치한 인도색과는 20여m의 거리를 둘 계획이다. 군은 그동안 인도색을 여러 개 설치하면 조류에 휩쓸려 인도색이 서로 꼬이거나 흔들리다가 잠수요원들끼리 충돌해 물살에 떠내려갈 위험이 있어 추가 인도색 설치를 꺼려왔다.

군은 함미 부분에 잠수요원 27개조 54명, 함수 부분에 잠수요원 24개조 48명을 교대로 투입해 실종자 수색·구조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