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사들이 카자흐스탄에 주택 건설 신개념을 불어 넣었습니다. 한국 기준에 따라 건설·분양법도 고쳤습니다."

아만졸르 치카나예브 아스타나시(市) 도시계획국 부국장은 한국의 건설 기술을 설명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스타나시는 작년 주상복합단지를 개발할 때 놀이터·헬스클럽·주차장 같은 공동시설과 일정 규모의 조경시설을 의무 설치하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한국의 건설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치카나예브 부국장은 "독일·프랑스·영국 등 선진국들에도 다녀봤는데 한국형 아파트는 낯설지만 특별하게 다가오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IT에 기반한 방범·급수·난방 시스템, 주민커뮤니티 시설, 수려한 조경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하자보수, 엘리베이터·복도 청소 같은 소프트웨어에서도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한국형 아파트"라고 말했다. 건물 외관만 완성하고 내부는 입주민에게 맡겨버리는 현지 건설사와 달리 각종 인테리어까지 완벽하게 갖춘 뒤 입주민이 몸만 가면 되게끔 만든 한국형 분양 시스템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형 아파트를 '옴니돔(똑똑한 집)'이라 표현했다.

한국 업체의 우수한 기술뿐 아니라 근면성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겨울이 7개월로 절반 이상을 차지할 뿐 아니라 기온이 최고 영하 50도 근처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현지 업체들은 공기를 6개월씩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은 밤낮 쉼 없이 일해 공기를 맞춰내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유라시아 국립대학 건축학과 교수이기도 한 치카나예브 부국장은 "강의 때 한국 건설사들의 사례를 자주 인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에 한국형 도시 개발 수요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997년 알마티에서 카자흐스탄 수도 자리를 넘겨받은 아스타나의 경우, 70여만명인 현재 인구가 2030년까지 120만명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치카나예브 부국장은 "현재 아스타나 도시 개발은 목표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앞으로 500억달러가 도시 개발에 투입돼 1인당 주택면적이 현재보다 두 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도 우수한 한국 업체들이 더 많이 카자흐스탄에 들어와 도시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