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교육 공부연구소가 새 학기, 공부를 방해하는 주범인 공부·시험불안 증세를 퇴치할 방법을 소개한다.

◆심각한 공부불안·시험불안 증세

의학적으로 불안 증세는 '긴장하거나 흥분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된 결과 뇌의 에너지 공급이 떨어져 일어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몸과 마음이 초조하고 긴장된 상태로, 갑자기 심장이 떨리거나 손에 땀이 나고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배가 아프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기도 하다. 심해질 경우 스트레스 상태로 이어진다.

적절한 불안 증세는 집중력 향상을 촉진시킨다. 그래서 학업 성취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문제는 이 증세가 심해질 때다. 통계적으로 고3 수험생들은 10명 중 1명꼴로 극심한 시험불안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2007년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이 재수학원 학생 460여명을 대상으로 시험불안에 대해 연구한 실험 논문에 따르면, 불안 증세 유무에 따라 수능점수가 평균 9점 정도 차이가 난다. 불안 증세가 과도해져 스트레스 상태가 될 경우 자신감 결여, 무기력감과 같은 정서 심리적 상태뿐 아니라, 술, 담배, 인터넷 게임 중독 등 행동상의 문제나 ADHD, 틱 장애, 불면증 등 정신건강상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

◆불안 증세의 원인을 찾아라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할 때 느끼는 불안감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성적'이다. 그러나 당장 성적 스트레스를 지배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가능한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이를 위해 해야 할 것은 자신이 왜 불안감을 느끼는지, 원인을 찾는 일이다. 원인들을 알게 되면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은 "불안감이 느껴지면, 즉시 노트나 종이를 펼쳐 원인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해야 한다. 불안감의 정체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면 완화되거나 퇴치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목(영역)은 너무 어렵다'거나 '이 부분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번 시험 결과가 좋지 않으면 큰일 난다' 등이 나올 수 있다. 원인은 한 가지일 수도, 여러 개일 수도 있다. 중복되는 것들은 하나로 취급해서 대략 2~4개 정도의 핵심 원인으로 간추린다. 그리고나서 이들 불안 증세에 대한 자신의 해석, 즉 왜 이런 증세가 나타났다고 생각하는지를 적어본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 교수의 ABCDE 훈련법에 의하면 이는 '신념' 단계에 해당한다. 이어 처음에 간추린 핵심 원인이 '근거'가 있는지, 있다면 '합리적'인지를 따져본다. 핵심 원인에 담긴 '오류'를 찾는 일이다. 불안 증세의 오류들은 표면적으로는 다양하지만 뜯어보면 대체로 ㉠과잉일반화(한두 가지 좋지 않은 일을 모든 경우에 적용시키는 것)나 ㉡극단적 생각(어떤 일의 중요성을 극대화하거나 극소화하는 것), ㉢당위적 생각(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고 예측하기 힘든 일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는 것) 정도로 드러난다. 불안 증세의 핵심 원인들의 '오류'가 드러나면 마지막으로 그에 대해 '논박'한다. 불안 증세가 가벼울 경우에는 이 과정에서 대부분 불안이 해소된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 증세를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논박은 불안 증세에 의한 생각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한다.

◆불안 증세 퇴치 방법

①한 점에 집중하기

불안감이 생길 때마다 [그림 1]의 가운데 까만 점을 집중해서 보면서 가라앉히는 방법이다.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방법이지만 불안 해소에도 도움된다. 까만 점에 집중하면서 불안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도록 속으로(또는 짧게 반복해서 외치면서) 'Stop' 또는 '이제 그만' 같은 말을 외친다. 관련 그림을 준비하지 않았을 때는 노트나 종이에 그려 유사하게 그려 사용하면 된다.

②긴장이완 호흡법

의자나 바닥에 정좌한다. 그 다음 허리를 세우고 자세를 바로 한다. 의자에 앉아 있을 경우에는 다리를 편하게 내려놓고, 바닥일 경우에는 가부좌를 튼다. 가부좌가 힘든 학생은 그냥 편하게 다리를 안쪽으로 모은다. 호흡하기에 편한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두 손은 아랫배(배꼽 바로 아랫부분)에 가볍게 놓는다.

아랫배가 최대한 부풀어 오르도록 숨을 천천히 들여 마시고, 그대로 3초가량 숨을 참는다. 호흡한 공기를 몸속에 가둬두는 것이다. 3초가량 지난 후 다시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배를 집어넣는다. 숨을 내쉬는 동안에는 자신의 숨소리에 집중한다. 속으로 숫자를 세는 것도 좋다. 이상의 과정을 20회 정도 반복하거나 5분 정도 행하면 긴장이완 효과가 발생한다. 필요에 따라 횟수나 강도를 높이면 된다.

[그림 2]

③EFT 기법 활용하기

감정 자유 기법으로 불리는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는 미국에서 개발된 심리치료의 일종이다. 세계 각국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안 해소를 위해 이진희(한의사) EFT KOREA 마스터 트레이너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한다. [그림 2]와 같이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를 나란히 모아 왼손 손날 부위를 두드리면서 (공부불안 증세의 예) "나는 비록 이 과목의 성적이 좋게 나오지 않아 답답하고 화가 나지만, 완전히 자신을 받아들입니다"는 말을 천천히 내뱉는다. 마음 속으로 중얼거려도 되며, 혹 자신의 상황을 더 잘 반영할 말이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해도 좋다. 손을 바꾸거나, 양쪽을 번갈아가며 해도 좋다. 말을 내뱉는 동안 규칙적이고 힘 있게 두드린다. 3회 정도 반복한 후 다음 과정으로 넘어간다.

방금 한 것이 심리적 문제를 내 자신이 받아들이겠다는 준비 과정이었다면 다음은 현재의 불안 증세를 있는 그대로 진단하고 불안 증세를 자신에게서 떠나보내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먼저 [그림 3]에 표시된 부위를 순서대로 오른쪽 검지·중지 두 손가락으로 5~7회씩 가볍게 두드린다. 첫 번째 방식과 마찬가지로 두드리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천천히 내뱉는다.

[그림 3]

①눈썹 안쪽 끝: "이 과목만 없다면, 내가 마음이 얼마나 편안할까!"

②눈가 바깥쪽: "이 과목은 문제집만 봐도 짜증난다!"

③눈 밑: "나랑 무슨 원수를 졌기에, 이렇게 성적이 안 오르나!"

④코 밑: "또 성적이 안 나올까봐 너무 부담스럽고 걱정된다!"

⑤아랫입술과 턱 사이: "꿈에서도 괴롭히는 과목!"

⑥쇄골 시작점 아래: "문제집만 봐도 부담대고!"

⑦겨드랑이 10㎝ 아래: "이딴 과목을 누가 만들었나!"

불안 증세가 심하다면 이 과정을 2~3회 더 반복한다. 몸과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면 다음의 글을 읽으면서 같은 방식으로 해당 부위를 5~7회 가볍게 두드린다.

①눈썹 안쪽 끝: "이 과목을 잘할 수 있는 비법이 있지 않을까?"

②눈가 바깥쪽: "이 과목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면?"

③눈 밑: "찾다보면, 좋은 수가 나오지 않을까?"

④코 밑: "안 된다고 생각만 하는 것보다, 되는 방법을 찾는다면?"

⑤아랫입술과 턱 사이: "나는 이 과목을 쉽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⑥쇄골 시작점 아래: "나는 잘할 수 있다!"

⑦겨드랑이 10㎝ 아래: "이 과목과 좋은 친구가 되어 성적도 오르는 것을 선택한다!"

※필요에 따라 이상의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몸과 머리가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