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북한에 '그랜드바겐' 논의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한반도의 평화가 유지되어야 하며, 민족자존 의식을 가지고 남북간의 여러 현안을 진지한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우리가 제안한 ‘그랜드 바겐’을 성심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드 바겐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지원을 본격화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9월 이 대통령이 제안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남한을 단지 경제협력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북한 주민의 삶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특정한 이익을 꾀하기 위한 협상의 대상이 아닌 하나의 민족으로서 대화를 통해 화합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념사에서 일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3.1절 기념사의 단골 화두인 `대일(對日) 메시지'를 제외한 것은 현 정부의 실용주의 대일외교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화두인 ‘세종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한 차례도 없었지만, ’국민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우회적으로 이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국가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최종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커다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는 우리의 현명한 선택을 요구한다", "오늘의 변화없이는 내일도 없다", "작은 차이를 넘어 더 큰 가치 속에서 화합하는 공화의 정신을 실현했다"는 대목도 언급됐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번 3·1절 메시지는 국민 통합과 화합으로 궁극적으로는 세종시와도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