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팬들이 걱정했던 것은 다름아닌 심판이었다.

혹시나 잘하고도 이상한 판정이 나오면 어떡하나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바로 여자 싱글경기의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를 맡은 로리올 오버윌러 미리암 심판 때문이었다.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연기에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 그저 선수가 행한 기술요소가 제대로 됐는지 평가하는 자리다. 그러나 이것이 큰 역할을 한다. 점프가 제대로 됐는지를 체크하기 때문에 다운그레이드나 롱에지(Wrong Edge)같은 판정을 내려 점수가 깎인다.

김연아는 점프에서 유독 미리암 심판과 악연을 맺어왔다. 미리암은 지난 2008년 11월 중국에서 열린 2008~2009시즌 그랑프리 3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깨끗하게 성공한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대해 플립 점프에서 '롱 에지'판정을 내렸다. 이때문에 0.80점이 깎였다.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같은 점프에서 '롱 에지'는 아니지만 에지 사용을 주의하라는 어텐션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스페셜리스트를 맡은 미리암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내렸다. 두번째 점프인 트리플 토루프의 회전수가 부족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9명의 심판 중 8명이 가산점을 줬고, 김연아가 경기후 슬로모션 화면으로 문제없다는 것을 확인할 정도로 완벽했지만 결과는 이상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아사다 마오가 73.78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우자 팬들로선 더욱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이어 연기한 김연아도 스스로 만족할 만큼 완벽한 경기를 펼쳤지만 정작 점수가 발표되기 직전엔 긴장한 듯한 모습을 비쳤다. 78.50이란 세계최고점수가 찍히자 두손을 모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생각지도 못한 판정에 걱정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리암도 트집 잡지 못한 완벽한 기술. 세계 최고 점수의 바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