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루수 김상현의 글러브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김상현은 KIA의 주포로 자리잡으며 시즌 MVP에 올랐으나 수비력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전체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많은 21개의 실책을 범했다. 본래 3루수는 유격수와 함께 실책이 많은 포지션이다. 조범현 감독도 지난 시즌 내내 "그 정도 실책이야 할 수 있는 것이니 걱정하지 않는다. 대신 잘 치지 않느냐"고 했지만, 김상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3루수는 공격력 못지않게 수비력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키 1m86의 김상현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좌우로 흐르는 빠른 타구를 처리하는데는 능했지만, 비교적 평범한 땅볼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집중력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진단. 경험이 붙으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 시즌 내내 김상현의 수비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현재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에서 전지훈련중인 김상현은 "올해는 선구안과 수비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선구안은 실전을 치르면서 내 스트라이크존을 만들고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만큼 수비훈련을 매일 짧게 짧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훈련이 끝나면 약 30분 동안 따로 김동재 수비코치의 펑고를 받느라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김상현은 "방망이는 어느 정도 자신있다. 그러나 수비는 팀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올시즌에는 평균 이상의 수비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KIA는 올해도 김상현을 주전 3루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같이 경기후반 1~2점차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는 김상현 대신 백업 멤버를 기용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에 대해 김상현은 '수비력 때문에 교체된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KIA는 오는 7일부터 자체 연습 경기를 시작으로 실전 모드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상현은 "실전 경기를 통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3할-30홈런-100타점의 가공할 공격력이 부족한 수비력을 감싸주지는 못한다는게 김상현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