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나는 원래 체력이 없어요".

김태균(28, 지바 롯데 마린스)이 팀 동료인 베테랑 이구치 다다히토(36)의 강도 높은 훈련을 따라하다 15분만에 두 손을 들었다.

일본의 는 김태균이 이구치와의 합동 훈련 첫날이던 22일 러닝 시작 15분만에 숨이 차 그라운드에 무너져 혼절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모습을 본 이구치가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고 덧붙였다.

오죽하면 이 기사를 쓴 일본기자가 "슬픈 개막이지만 실전에서는 해피엔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태균 씨 포기하지 말아주세요"라며 기사 말미에 사족을 달았을 정도다.

김태균은 작년 지바 롯데행을 확정지은 후 자율훈련을 함께 하자던 이구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당시 김태균은 일본 언론을 통해 "다이에 시절부터 이구치를 좋아했다. 한국 야구잡지를 통해 알게 돼 팬이 됐다"며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본받고 싶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이구치가 자율훈련 중이라는 소식에 김태균은 전날 21일 휴식일에도 불구하고 지바 마린스타디움을 일부러 찾아 인사했다. 이 자리에서 이구치는 "아침부터 뛰면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말해 김태균을 바짝 긴장시켰다.

이 신문은 김태균이 22일 훈련 첫날 이구치를 따라 러닝을 시작, 필사적으로 따라 붙으려 했지만 결국 15분만에 숨을 헐떡였고 결국 최근 배운 "나쁘다"는 뜻의 일본어인 "와루이"를 외치며 그라운드에 누워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김태균은 "나는 원래 체력이 없다"면서 "이구치 씨는 체력이 있다. 오늘은 대단했다"고 말했다고.

이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대표팀을 괴롭혔던 한국대표 4번타자도 100kg인 원래 몸무게에서 10kg이 넘어선 상태로 일본에 왔고 한국에서의 연습 부족이 탈이 됐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여유있는 웃음을 보이던 김태균이 설마 15분만에 포기해버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김태균은 이후 하체 강화 훈련 메뉴까지 이구치를 따라나섰지만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에 처음에는 웃고 넘겼던 이구치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고. 이구치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운동하는 것이 제일 좋다. 초조하게 굴 필요는 없다"고 상냥하게 말했지만 어이없는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오키나와에 차려질 스프링캠프에서 오전 8시부터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이구치의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던 김태균도 이날 훈련 후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발뺌했고 이구치도 "너무 사람이 많아도"라며 살며시 거절했다고.

이 신문은 '이구치의 쓴웃음과 주위의 폭소가 뒤섞인 합동 개인훈련 첫날이었다'고 전체적인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김태균은 지바 롯데가 전날 발표한 스프링캠프 39명의 1군 명단에 포함됐다. 지바 롯데는 다음달 1일부터 가고시마에서 스프링캠프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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