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 숲을 지나~ …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너의 아파트."

가수 윤수일의 명곡 '아파트' 가사에 등장하는 이 아파트는 어디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일까. 정설(定說)은 없지만, 다리를 건너야 하고 한때 갈대 숲이 있었던 곳으로 '여의도 시범아파트단지'가 이 노래의 배경이라는 설이 있다.

여의도는 서울에 들어선 최초의 신도시로 손꼽힌다. 일제강점기에 간이 비행장으로 사용되던 여의도는 서울시가 1968년 신도시 개발을 시작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손정목 교수)에는 "1967년 여름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강변북로 너머 여의도를 개발하면 서울의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혀 있다. 1970년 마포대교가 건설돼 육지와 연결됐지만,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당시만 해도 '초고층' '최고급'이었던 12층짜리 아파트 24개 동의 시범아파트 단지가 건설돼 본격적인 신도시 개발이 시작됐다.

1972년 아파트 건설공사가 진행중인 여의도.

예나 지금이나 신도시는 '아파트 투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가장 큰 158㎡(47평)형이 571만원에 분양됐는데 입주 시작 후 두 달 만에 거의 두배 가까이 뛰었다. 이때부터 여의도에 짓는 아파트는 투기의 대상이 돼 청약 때마다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학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신도시로는 1960년대 초에 개발된 '울산 신시가지'가 꼽힌다. 울산 신시가지는 한국의 공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공업 단지가 조성됐고, 이에 따라 인구 15만명이 살 수 있도록 조성된 한국 최초의 신도시다. 이후 수도권에도 신도시가 조성되기 시작해 서울의 불량주택 정리방안으로 생겨난 이주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광주 대단지'(이후 성남으로 행정구역 개편), 여의도 등이 만들어졌다. '신도시'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곳은 1970년대에 개발된 창원시다.

현재 신도시의 대명사가 된 일산·분당신도시는 1987년 제6공화국 출범 직후 노태우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주택건설 200만호의 개발계획'과 함께 시작됐다. 1989년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사업' 발표와 함께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1기 신도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곳은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25㎞ 안팎에 자리잡고 있는 '베드타운(Bed Town)'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2기 신도시로 동탄·광교·김포 등이 개발돼 입주가 시작됐거나 분양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최고의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역시 신도시의 한 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