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세대에 앞서 한국사회에 등장한 집단은 ▲전후에 태어나 압축성장 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민주화 구호를 외치며 20대를 보낸 386세대(1960년대생) ▲한국사회에서는 처음으로 집단에 묻히기보다 개인으로 도드라지기를 선택한 X세대(1970년대생) ▲컴퓨터와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시작한 N세대(1970년대 말~1980년대생) 등이 있다.

이들과 G세대를 가르는 선은 뭘까. G세대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태어났다. 외동 자녀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1985년) 시기다. 본지의 취재에 응한 각 분야 전문가 16명은 G세대가 "부모의 집중 투자를 받으며 자랐고, 사교육·영어열풍·조기유학 등을 통해 단군 이래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채 성년이 됐다"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인터넷을 접해, 산업화와 정보화의 세례를 동시에 받았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G세대는 절약과 저축보다 소비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 시절에 태어나 매사에 소비자로서의 의식이 투철하고, 영어와 컴퓨터 능력이 역사상 가장 뛰어나다"고 했다. 이화여대 생물학과 최재천 석좌교수는 "윗세대와 달리 부모 관심과 애정을 독차지하면서 자라 자연스럽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줄 안다"고 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G세대는 겉보기엔 개성이 강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든 학생이 학원·학교·과외와 같은 획일적이고 꽉 짜인 틀 안에서 자랐다"며 "무기력한 로봇 같은 측면이 있고 심지가 약하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씨는 "부모 세대와 달라서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똑같아서 문제"라고 했다. 고속 성장 시대에 청춘을 보낸 부모 세대와 달리, 이들은 성장 속도가 둔화된 경제대국에서 자랐다. 부모 세대가 누렸던 좋은 일자리가 이제는 사라지고 있는데도 이들은 부모와 똑같이 일류 대학·고액 연봉·정규직 일자리를 갈망한다. 그 때문에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도 '패배자(loser)' 기분에 젖기 쉽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