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오호텔 카지노에서 열린 포커 월드시리즈 대회 우승자인 조 캐다(21)가 9일 상금 850만 달러(약 98억여원)를 받고 환호하고 있다.

AFP 11월 9일 보도

평생을 벌어도 모으기 힘든 돈을 21세에 거머쥔 미국의 포커선수 조 캐다. 지난 9일 포커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테이블에 쌓인 돈다발을 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21세 청년이 하루아침에 100억원 가까운 돈을 거머쥐었다. 돈다발이 가득한 테이블 위에서 포효하는 모습이 국내에도 사진으로 소개됐다. 퀴즈쇼 우승으로 백만장자가 된 청년을 그린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연상시킨다. 조지프 캐다(Joseph Cada)는 올해로 40년째를 맞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커 토너먼트 대회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6494명이 뛰어든 석 달 이상의 대장정에서 최종 승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벌목에 종사하는 다빈 문(45)과의 손에 땀을 쥐는 마지막 승부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승부를 가르기 전부터 이들의 대결은 관심을 모았다. 둘의 특성이 워낙 대조적이어서였다.

20대와 40대로, 세대 간 대결로 불렸고 프로(캐다)와 아마추어(문)의 승부라는 점도 관심을 모았다. 인터넷으로 포커 실력을 닦은 캐다와는 달리 문은 한번도 컴퓨터를 가져 본 적도 없고 신용카드를 만들어본 적도 없는 인물이었다. 월드 시리즈 참가를 위해 지난 7월 라스베이거스에 날아온 것도 생애 첫 비행이었다. 둘의 대결은 결국 캐다의 승리로 끝났다.

캐다는 CBS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초청받은 것을 비롯,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하루아침에 팔자를 고친' 조 캐다는 어떤 인물일까. 디트로이트 출신인 캐다는 16세 때부터 인터넷으로 포커를 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21세 이전에는 카지노 출입이 금지돼 그는 주로 온라인 대결을 즐겼다. 캐다의 어머니는 카지노 딜러다. 어머니는 아들의 포커를 결사반대했다. 월드 시리즈 참가도 어머니 몰래 했다. 자동차 관련 직장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불황 때문에 해고된 실업자다. 포커 경력이 6년에 불과한 캐다가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답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이 탄생하기 전 포커는 반드시 사람과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벌여야 하는 승부였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온라인 상으로 공간을 초월해 상대방과 대결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캐다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커는 실전이다. 예전에는 25년 동안 쌓아야 했던 경험을 나는 온라인 실전으로 단기간에 쌓았다." 연륜의 의미가 예전처럼 중요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캐다는 이번 우승으로 작년에 22세로 최연소 기록을 세웠던 피터 이스트게이트를 단번에 밀어냈다. 그는 이스트게이트보다 340일 늦게 태어났다. 그는 대학도 2학기 만에 때려치웠다. 포커에 인생을 걸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꿈을 이뤘다. 우승하는 날 응원을 위해 찾아온 100여명의 친구와 기쁨을 나눴고, 포커를 말렸던 가족들도 모두 찾아왔다.

인생 역전의 꿈을 이룬 그에게 지금 걱정거리는 뭘까. 온라인 포커에 대한 합법성 논란이라고 한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프로야구선수 출신 연예인이 온라인 포커로 수십억원을 탕진해 논란이 됐었다. 조 캐다는 온라인으로 포커를 치는 것도 엄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주장한다. 포커는 도박이 아니라 취미이자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는 "포커는 논리와 의사결정, 수학이 복합된 것이다"고 말했다.

100억원이라는 돈방석에 오르고도 여전히 포커의 미래를 근심하는 조 캐다를 보면 역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