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을 비롯한 CNN·AOL 등 타임워너의 주요 사업 부문들이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등 크게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인력 삭감을 단행하는가 하며, 급격한 시청률 ·구독률 하락으로 예전의 '세계 넘버 1'의 자리에서 밀려나, 침체기를 겪고 있다.

미국 타임워너는 매출 400억달러(약 46조원)가 넘는 세계 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워너브러더스에서 잡지(타임·포천 등)·케이블TV채널(CNN·HBO 등)·인터넷포털(AOL)에 이르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전(全)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쟁자는 매출 300억달러대(지난해 기준)의 월트디즈니·뉴스코퍼레이션 정도. 하지만 올 3분기 타임워너의 순이익은 작년보다 38% 줄어든 6억6100만달러에 그친 반면, 월트디즈니와 뉴스코퍼레이션의 순이익은 각각 18%와 10.9% 늘어난 8억9500만달러·5억7100만달러를 기록해 명암이 갈렸다.

타임워너는 지난 1990년 '타임'과 '워너 커뮤니케이션즈' 간 합병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미국의 대표적 시사잡지인 타임은 지난 20년간 발행부수가 500만부에서 340만부로 줄어들며, 최근 2~3년간 급격한 매출 하락을 겪었다. 타임은 연말까지 미국 근무 직원의 6%에 달하는 600명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600명을 감원한 이래 2번째 구조조정이다.

타임워너의 24시간 뉴스채널 'CNN'은 최근 '뉴스케이블 채널 부문의 시청률 꼴찌'라는 수모를 겪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CNN이 10월 황금시간대(오후 7~11시)의 25~54세 대상의 시청률 조사에서 폭스뉴스·MSNBC·HLN에 이은 4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CNN의 3분기 황금시간대 평균 시청자 수는 지난해보다 무려 30%가 줄어든 94만6000명. 1위 폭스 뉴스(평균 시청자 수 225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터넷포털 'AOL'은 다음달 중순쯤 자회사로 분사될 예정이다. AOL은 2000년대 초만 해도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으로 꼽혔으며, 타임워너는 AOL을 1640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합병했다. 하지만 AOL은 지난 9년간 포털 경쟁에서 구글·야후에 밀려, 미국 포털 시장 점유율 4%에 불과한 소규모 브랜드로 추락했다. 외신들은 "AOL이 이달 초 10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며 "분사를 전후해 추가적인 대규모 감원이 있을 예정"이라며 우울한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