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와 신인왕도 싹쓸이?

KIA가 이 꿈을 이룰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즌 MVP와 신인왕 동시 배출의 '겹경사'를 말이다. 한국시리즈 '특수'가 있기 전에는 분명 물건너 간 일이었다.

시즌 MVP는 거의 확정적이다. 김상현이 0순위 후보다. 홈런(36개)-타점(127점)-장타율(0.632) 3관왕 타이틀이 보증수표다. 게다가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잡초처럼 살다 화려하게 꽃피운 '인생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기록-성적-감동의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췄다.

경쟁자는 방어율(2.80)-승률(0.857) 1위 SK 김광현, 최다안타(172개) 선두 두산 김현수, 타격왕(0.372) LG 박용택이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조금씩 부족해 보인다.

문제는 신인왕이다. 한국시리즈 전만해도 안치홍은 논외였다. 말그대로 후보에 그쳤다.

타율 2할3푼5리, 14홈런, 38타점의 시즌성적은 사실 초라하다. 두산 3총사에게 많이 밀린다. 이용찬(26세이브)은 구원 공동 1위, 홍상삼은 9승(6패), 고창성은 16홀드에 방어율 1.95의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렸다.

변수가 생겼다. 한국시리즈다. 안치홍은 7차전에서 홈런 1개 포함, 결정적인 2타점을 올렸다. 특히 3-5로 뒤진 7회말 터뜨린 솔로포가 우승의 발판이 됐다. 한국시리즈 타율은 타율 2할8푼6리. 큰 경기에 강한 겁없는 새내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물론 선정의 바탕은 시즌 성적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분명 안치홍에게 엄청난 프리미엄이다.

지난해까지 한팀에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한 경우는 4번 있었다. 85년 해태 김성한(MVP)과 이순철(신인왕), 93년 삼성 김성래와 양준혁, 2006년 한화 류현진, 2007년 리오스와 임태훈이다. 류현진은 MVP와 신인왕을 독식했었다.

과연 KIA가 동시 배출의 '떡고물'까지 찾아먹을 수 있을까. MVP와 신인왕은 27일 오후 2시 잠실 롯데월드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프로야구 출입 기자단 투표로 뽑는다.

<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