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평준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과 6대 광역시(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울산)의 일반고 간에도 상당한 학력 차이가 있는 것으로 2009학년 고교별 수능점수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과 본지가 전국 7대 도시 평준화 고교의 수능 3개 영역(언어·수리·외국어) 성적을 구(區)별, 학교별로 비교·분석한 결과, 3개 영역 평균점수를 합산할 경우 같은 도시 안에서도 최상위와 최하위 구의 점수 차이가 64.2점(서울)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5개 구 가운데 이른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다른 지역 간의 학력격차가 뚜렷이 드러났다. 3개 영역 평균 합산점수 기준으로 강남구가 311.5점, 서초구가 311.4점, 양천구가 299.5점, 노원구가 299.2점으로 집계된 반면 최하위로 확인된 구의 합산점수는 247.3점으로 현격히 떨어졌다. 성동·구로·중랑·관악구도 270점대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서울의 고교별로는 강남구의 휘문고와 영동고, 서초구 세화여고, 양천구 신목고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학교의 점수는 323~326점대였다. 이에 반해 성동·성북·영등포·중랑·구로구 등의 9개 고교들은 253~268점대로 집계됐다.

부산은 연제구·해운대구·남구 순으로 학력이 높았으며, 최상위 구는 최하위 구(區)보다 62.8점이 높았다. 대구와 인천도 군·구별로 3개 영역평균의 합산점수를 비교할 때 각각 최대 56.1점과 70.6점의 차이가 났다. 인천의 경우, 최하위권이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도서(島嶼)지역이어서 그 격차가 더욱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5개 구의 3개 영역평균 합산점수가 모두 300점을 넘어 고른 성적 분포를 보였다. 대전은 구 간의 최대 격차가 34점으로 서울·부산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았다.

7대 도시의 평준화고를 학교끼리 비교했을 때는 부산 개성고(구 부산상고)가 348.3점으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반면 인천과 서울의 모 학교는 각각 251.3점과 253.1점으로 개성고에 비해 100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번에 분석대상이 된 7대 도시 평준화고는 서울의 200곳을 비롯해 모두 520여개 학교다.

조전혁 의원은 "평준화고 간의 학력격차는 부실한 학교교육 때문이겠지만 사교육의 효과일 수도 있다"며 "그 어느 쪽이든 사교육을 압도할 정도로 공교육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