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종이신문, 모바일 뉴스, 전자책(e북), T-페이퍼(TV 화면을 통해 보는 신문) 등 한국 미디어 산업의 기술 혁신이 놀랍습니다."

미 국무부 주디스 맥헤일(McHale) 공공외교 및 공보 담당 차관은 7일 한국 미디어 산업의 발전상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이 기술 혁신을 보려면 한국을 가라고 한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특히 미래형 신문 전시관인 본사 'U랩'을 둘러보곤 "신문의 미래를 봤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신문들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굴지의 방송사인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 회장을 지낸 맥헤일 차관은 본사가 제작한 탈북자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 아시아 여성과 소외된 어린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아워 아시아' 등 크로스미디어(cross-media)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크로스미디어란 신문·방송·DMB·IPTV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같은 내용을 동시 보도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디스커버리 방송도 과거 뉴욕타임스나 영국 BBC방송 등과 함께 신문과 방송의 융합 프로그램을 제작했었다"면서 "조선일보의 시도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주디스 맥헤일(McHale·사진 왼쪽) 공공외교 및 공보 담당 차관이 7일 본사를 방문, 방상훈 사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맥헤일 차관은“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할 방안을 찾기 위해 방한했다”고 밝혔다.

3박4일 일정으로 지난 5일 방한한 맥헤일 차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미국의 이미지 개선 작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한국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한국만 방문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고위급 인사가 며칠 동안 한국만 공식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맥헤일 차관은 방한 기간 중 한국의 대학생, 재야인사, 기업인 등을 만나 한국 국민의 대미관(對美觀)을 집중적으로 청취했다.

미국 외교관의 딸인 맥헤일 차관은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성장했으며, 영국 노팅엄대학과 뉴욕 포드햄대 법대를 졸업했다. 80년대에 MTV 네트워크 고문변호사로 사회 첫발을 들여놓은 그는 87년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로 옮긴 뒤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경영자(CEO), 회장 등을 거쳤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그의 재직 기간 170여개국 14억명이 시청하는 채널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