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확대재생산 할 경우 마녀사냥이 될 수 있고 그 결과는 무고한 희생자가 나온다."

지난 9월 15일자 MBC 'PD수첩'의 '2PM 재범 사태가 남긴 것' 편의 마무리 발언이다. 'PD수첩'측은 아이돌그룹 2PM의 리더 박재범이 연습생 시절 쓴 한국 비하 관련 영문글을 언론과 네티즌이 오역하여,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했고, 결국 박재범이 한국을 떠나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박재범이 인터넷에 남긴 글은 미국식 슬랭이었다. 'PD수첩'측은 "I hate Koreans"와 같은 문장조차 "나는 한국이 싫다"고 번역하면 안 되고, "한국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 맘에 들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재해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PD수첩'의 번역 실력은 이미 지난해 광우병 선동 당시 무려 30여곳의 오역과 조작이 드러나면서 입증된 바 있다. 'PD수첩'측은 '포츠머스 여성 질병 조사'를 '인간광우병 사망자 조사'로 바꿔치기할 정도로 오역의 영역에서는 절대 강자이다.

광우병 파동 때, 이런 'PD수첩'의 오역과 조작으로 인해 인터넷에서 부정확한 정보가 확대재생산되어 국론은 분열되고 광화문의 상인과 쇠고기업체들이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 당시 'PD수첩'은 조작에 의한 여론 선동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자 2008년 5월 27일자 방영분에서 "이미 국민들은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며 똑똑해졌다"는 클로징 멘트를 통해 네티즌의 자율적 집단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이 1년여 만에 입장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이념적으로 '대한민국'이나 '애국심'을 받아들일 수 없다. 박재범은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인이다. 네티즌들은 미국인이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면서 한국을 비하하는 것에 대해 정당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이런 흐름을 이들이 용납할 수 없기에 그토록 찬양하던 네티즌 여론을 "애국적 집단 광기"라며 집중 비난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이들에게 네티즌 여론이란 자신들의 정치성향에 맞으면 집단지성이고 이에 어긋나면 집단광기일 뿐이다. 광우병 파동과 박재범 사태를 비교 분석하면 집단지성과 집단광기의 차이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네티즌이 취득하는 정보의 정확성이다. 광우병 파동 때는 'PD수첩'의 조작은 물론 '여대생 사망설' 등등 온갖 허위사실이 인터넷에 난무했다. 이에 반해 박재범 사태는 미국식 슬랭에 대한 주관적 해석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허위사실의 여지가 없다.

둘째, 정치세력의 개입이다. MBC와 'PD수첩'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치세력이다. 조작과 오역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이었다는 것이 당시 번역에 참여했던 정지민씨의 지적이다. 정략적 지식인들 역시 허위사실을 바로잡기보다는 "대중이 분노하도록 엄호하자"며 선동에 앞장섰다. 이번 박재범 사태 역시 정상적인 여론이 형성될 시점에서 'PD수첩' 등의 정치세력이 집중 개입, 애국적 광기로 왜곡시켰다.

셋째, 상술의 개입이다. 광우병 파동 때 포털 미디어다음은 적극적으로 선동형 게시글을 올렸다. 이에 미디어다음은 회원 수가 크게 늘자 "오늘도 10만명 네티즌이 메인화면을 바꿨다"며 상업적 목적을 드러냈다. 박재범 사태 때는 소속사인 JYP의 상술 때문에 인터넷 여론이 왜곡되었다. JYP의 박진영 대표는 분노한 팬들을 설득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박재범의 미국행을 사실상 방조했다. 방송출연 중단 등 상업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박진영 대표의 무책임한 상술 때문에 멀쩡한 네티즌들이 과잉 애국주의자로 몰려버렸다.

네티즌은 전문 지식인보다 이해관계에서 독립되어 있어 오히려 장기적으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치세력과 상술이 개입했을 때, 언제든지 집단광기로 변질될 위험성도 크다. MBC 'PD수첩'의 정략적 이중성에서 우리가 찾아내야 할 인터넷 여론의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