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음이 괴롭습니다. 정수근 선수가 앞으로 잘 됐으면 합니다."

정수근이 결국 은퇴까지 오게 된 건 음주 당시 경찰 신고가 단초가 됐었다. 그때 경찰에 신고를 한 박모씨의 심정이 복잡해졌다. 그는 정수근의 은퇴 소식에 놀라면서 거듭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사건 당일인 지난 8월 31일 "정수근이 경찰이 술집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던 박모씨는 정수근이 은퇴 발표를 한 15일 오후에도 그 호프집에 출근해 일을 하고 있었다. 정수근이 은퇴 발표를 한 것을 아느냐고 묻자 "몰랐는데 은퇴를 발표했습니까?"라고 되묻더니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마음이 너무 괴롭다"고 입을 연 박씨는 그동안 정수근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고 했다. "그 일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잤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한 박씨는 "그만두고 죽고 싶은 마음까지 있었다. 연예인들이 자살하는 이유를 알겠다. 언론에서 너무 과장보도들을 해서 정말 힘들고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했다.

"다른 선수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거다. 내가 좋아하는 롯데 선수다보니 잘 되라는 뜻으로 한 행동이었는데 오히려 일이 이상하게 너무 커져버렸다"며 "이제껏 30년 넘게 살면서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신고한 것도 정수근 선수에게 감정이 있거나 나쁜 의도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거듭 호소했다.

"내년에 다른 팀에서 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안되나"며 기자에게 물은 박씨는 KBO의 징계 때문에 안된다고 하자 "정수근 선수가 하는 사업이 있나. 가족들은 다 서울에 있는가"라며 정수근을 걱정하는 모습.

"죄책감이 커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낙담한 박씨는 "정수근 선수가 정말 잘 되길 빈다. 정수근 선수에게 내 뜻을 잘 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