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의 고발문제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소속 9개사 노조가 26일 오후 4시간 동안 지부 총파업을 벌였다. 대구지부는 24일에도 4시간 파업을 벌였고, 28일에도 4시간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대구지부가 파업을 벌이는 것은 임단협상의 요구조건 외에도 노조 간부들에 대한 사측의 고발 철회가 주요인이라고 노동부는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고발된 노조 간부에 대한 사측의 고발 철회가 교섭 타결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부(조합원 2700여명)의 24·26일 파업에는 전체 9개 사업장에서 2600여명이 참여, 거의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이 때문에 대구지부에 소속된 사업장 9곳 가운데 대동공업·상신브레이크 등은 24·26일 오후 공장 가동이 완전 중단됐다.

대구지부 사업장 중 최대 규모인 한국델파이는 지난 4월 이광우 대구지부장 등 노조 간부 6명을 쌍용차 연대 파업 등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국델파이 관계자는 "명백한 불법을 저지른 노조 간부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노조 간부를 고발한 곳은 한국델파이지만 불똥은 전체 사업장으로 튀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26일 "노조 간부를 고발한 곳은 한국델파이인데, 아무 관계가 없는 회사들까지 파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산별 교섭이 도입된 후 회사가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일삼는 관행이 연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의 임단협 관련 요구안도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조는 국가로부터 산재 판정을 받지 못한 조합원에 대해서도 회사가 산재보상금과 동일한 수준의 보상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또 주문물량이 줄어 회사가 휴업을 하는 기간에도 통상임금과 상여금을 100%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지부는 작년에도 15일간 지부 차원의 파업을 벌였으며, 한국델파이와 대동공업에선 지부 파업과 별도로 지회 파업도 일어났었다.

대구지부 외에도 금속노조 14개 지역본부들은 지부교섭 과정에서 잇따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경주지부(조합원 6000여명)가 조합원 15명의 고용 안정 등을 내걸고 총파업을 벌였고, 대전충북지부(조합원 3200여명)는 14일 이후 지부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중앙→지부→지회(개별 사업장 노조) 교섭의 '3중 교섭' 체계를 갖고 있으며 일부 사업장에선 각 교섭단계별로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3중 파업'이 일어나고 있다.

▲본지 지난 8월 27일자 A12면 '산별교섭 때문에…' 제목의 기사에 대해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간부에 대한 고발철회를 파업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사실이 없으며, 2008년 지부 차원의 파업 기간은 15일이 아닌 2일이었다고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