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 등 북측 조문단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가져왔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22일 현인택 통일장관과 면담에서 이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장관으로부터 북한 조문단 면담 결과를 보고 받은 이 대통령은 현 장관 및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참모들과 회의를 통해 조만간 북측 조문단 면담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 장관과 김 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면담을 가졌다.

이번 면담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남북 고위급 간 접촉이었다.

오전 10시 20분부터 시작된 면담에는 우리 측 김천식 통일부 통일정책실장과 북측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이 각각 배석했고, 면담은 1시간 24분 만인 오전 11시 44분에 종료됐다.

현 장관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표단의 귀환 일정 변경 가능성에 대해 “시간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해 청와대 예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 장관은 특히 북측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느냐는 물음에 “친서 문제는 내가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측 조문단이 김 위원장의 친서나 구두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날 중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 장관은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면담에서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전날 김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서울에 온 김 부장 등 북측 조문단 일행은 이날 오후 2시쯤 항공편으로 귀환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