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을 파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19일 오전 1시 현재까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DJ 서거에 남다른 소회를 느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이 평생을 남북 화해와 통일을 위해 노력했고, 2000년 6월에는 평양을 방문해 자신과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회담까지 가졌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등 주요 남북 경협사업들은 모두 DJ 재임 시절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등 최근 남북 관계의 분위기 변화까지 겹쳐 북한이 김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5년 김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입원했을 때 마침 8·15 행사를 위해 서울을 방문하고 있던 김기남 조평통 부위원장을 병원에 보내 김 전 대통령을 위문하도록 하기도 했었다.

이번에 조문단이 올 경우 대표로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부장 겸 아태위원장, 리종혁 통전부 부부장 겸 아태부위원장 등이 유력해 보인다. 대외사업 전반을 관장하는 김 부장은 지난 16일 현정은 회장과 김정일 면담에도 배석했다. 대남외교의 '얼굴마담' 역할을 해온 리종혁 부부장은 최근 금강산에서 열린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6주기 행사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었다.

북한은 1994년 1월 문익환 목사가 사망하자 이튿날 김일성 주석 명의의 조전을 유가족측에 전달했고, 문 목사 추모 10주기 행사가 열린 2004년에는 대표단 7명을 파견했다. 2001년 3월 21일 정주영 전 회장 사망 때는 이튿날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왔고, 24일 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의 조문단이 빈소를 찾았다.

북한은 그러나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5월 23일) 때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전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