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40층(115m) 높이의 골리앗 크레인이 무게 400t의 대형 선박블록을 육상에서 물어 올렸다. 블록을 물이 빠진 도크 안쪽으로 옮기더니 '피웅 피웅'하는 경고음과 함께 유도원의 양팔 신호에 따라 서서히 아래로 내려놓았다. 블록은 거의 소리 없이 시멘트 콘크리트 바닥에 안착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골리앗 크레인 가동으로 본격적인 도크 운영에 돌입했다. 10일 문동신 시장 등 군산지역 각계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도크 안에 첫 번째 블록을 얹는 '킬 레잉'(keel-laying·용골거치)식을 가졌다.
처음 건조에 돌입하는 선박은 독일 노르드캐피탈사가 주문한 18만t 벌크선. 길이 292m, 폭 45m, 깊이 24.7m에 15.3노트의 속도로 달린다. 블록 조립 후 내부 설비를 모두 갖춰 오는 12월 진수, 내년 2월 말 선주에게 인도된다.
이곳 골리앗 크레인은 견인 무게가 1650t으로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자동차 400대 무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축구장 3배 크기(길이 700m, 폭 115m, 깊이 18m)의 도크와 함께 이 크레인을 완공했다.
군산조선소는 초현대식 설비와 기술 노하우로 18만~25만t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선박을 한꺼번에 6척까지, 연간 28척을 건조할 수 있다. 연간 30억달러어치를 수출할 전망이며 이는 전북의 작년 수출액(63억달러) 절반에 육박한다.
군산시는 "개항 110주년을 맞아 군산에서 건조된 첫 대형 선박이 세계의 바다를 항해하면서, 새로운 고도화된 해양산업도시로 떠오르게 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1조2000억원을 투자, 군산조선소를 완성했다. 50여 협력업체까지 입주하면 모두 1만1000명을 고용, 인구 3만5000명을 유입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시 설명이다. 현재까지 30개 사내·외 협력업체가 동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