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과거 독과점 구조를 최대한 활용, 뉴미디어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다. 이 때문에 정부가 종합편성채널을 허용해도 지상파 3사의 견제로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 설립된 위성DMB업체인 TU미디어. 위성DMB는 휴대폰에서 TV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뉴미디어. TU미디어는 출범 3년간 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위성DMB 개국 직후인 2005년 5월 KBS·MBC·SBS 등 지상파들이 '방송 프로그램 제공 거부' 선언으로 추락했다. 위성DMB의 경쟁력이 강해지면 이와 경쟁해야 하는 지상파DMB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지상파DMB는 KBS·MBC·SBS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 위성DMB는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는 미디어'로 전락하면서 누적 적자가 3086억원으로 늘어났다. TU미디어 관계자는 "명백한 콘텐츠 독과점 업체들의 담합이었다"고 말했다.

2002년 개국한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주로 참여할 정도로 관계가 좋았다. 하지만 개국하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프로그램 제공 거부에 나섰다. 명분은 지역방송국(KBS총국·지역MBC·지역민방)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 위성방송이 전국에 MBC 채널을 내보내면, 제주MBC 등 지방 방송 권역을 침해한다는 논리였다. 스카이라이프는 개국 후 3년간 4000억원대의 누적 적자를 내고 추락했다. 결국 스카이라이프는 매년 160억원 이상 드는 위성 송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며, 지역방송국 44곳의 방송채널을 모두 송출해주고 있다.

일부에서 케이블 방송채널이 지상파의 독과점에 맞설 정도로 성장했다고 하지만, 속 빈 강정이다. 지상파 방송사 3사의 광고 수익(2007년 기준)은 2조1998억원인 데 반해, 국내 160여개 방송채널의 전체 합계는 8790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케이블 방송채널 광고 수익 가운데 2790억원은 KBS·MBC·SBS의 방송채널 자회사 몫이다. 케이블 방송채널 관계자는 "방송 채널을 여기저기 돌려보면 어디서나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나 버라이어티를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이것들이 다 지상파에 사용료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지상파의 시장 장악력은 90%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