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는 자하라씨.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저 아프가니스탄에서요."
"어…, 테러리스트,,,

내전, 가난 그리고 이슬람과격단체의 온상지로 알려진 나라 아프가니스탄에서 4년 전 한국에 온 자하라 라술리(26)씨를 만났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 첫 반응은 침묵 아니면 테러리스트예요.”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가 여성 및 아동 인권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그녀는 현재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학생이다.

◆한국에서 본 아프가니스탄

“텔레비전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나오면 총소리로 시작해서 총소리로 끝나는 것 같아요. 저 곳이 내가 살던 지역이 맞나 의문이 들기도 해요.” 자하라씨는 나라 밖의 미디어를 통해 본 아프가니스탄은 현실과 달리 한쪽으로 너무 뒤틀려 있다.”고 말했다.

“한글을 배우고 나서 인터넷에서 아프간을 검색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분쟁, 침공, 테러 등 부정적인 단어들로만 채워져 있더라고요.” “우리나라 사람끼리 한탄하는 말로 ‘아프간은 외국 열강들의 놀이터가 됐다”고 해요. 실제로 자살폭탄 테러의 대부분은 아프간 사람에 의해 자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미디어에 노출된 일부 정보로 전체를 일반화 시키기 보다는 균형된 시각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프간 사람이 보는 아프가니스탄

2007년 한국인 아프간 피랍 사건 당시 그녀는 한국에 있었다. "저 또한 한국사람들이 무고하게 피해보는 모습을 보며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자 문제의 심각성 다시 깨달았다"는 그녀는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 종교를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방송 '톨로TV'에 따르면 지난 20일 아프간 주민들은 탈레반 활동에 반대하며 무력으로 대항했다. 인접 국가 파키스탄 주민 또한 지난 5월 미국 월드퍼블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탈레반, 알카에다가 주요 위험요소라고 81%가 응답했다.

한국의 비를 보면 비도 내리지 않는 아프간이 떠오른다는 자하라씨.

◆아프가니스탄에도 한국의 장맛비가 내리길

자하라씨는 ‘이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에 선발돼 2006년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아프간에 있을 때 여성부에서 공무원으로 일을 하기도 했고, 통역이나 번역 업무도 했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보다 나은 아프가니스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있고 앞으로도 의미 있는 있을 계속 찾아 할 겁니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녀는 카페 창 밖에 쏟아져 내리는 장맛비를 빤히 바라봤다. “아프간엔 비가 별로 안 와요. 메말랐어요. 한국에서 비를 보면 이상하게 비가 안 내리는 아프간이 떠올라요.” “아프간에도 장대 같은 비가 좀 내렸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한국은 제2의 고향

‘아프가니스탄을 테러국가라고 말하는 한국에서 살면서 힘들지는 않냐’고 물었다. “좋은 추억이 훨씬 많아요.” 그녀는 선뜻 답했다. “3년 전 제 생일이었어요. 축하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한국 온 지 1년 만에 향수병에 걸렸죠. 집이 그립고, 가족이 보고 싶었어요. 근데 기숙사에 돌아와 보니 한 한국 친구가 예쁘게 포장한 초콜릿을 문 앞에 두고 갔더라고요.”

“한국에 소소하지만 따뜻한 추억이 많다는 자하라 씨. 아프간에 테러국가라는 수식어를 떼는데 한 몫을 하겠다며 응원해달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