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송승준의 4경기 연속 완봉승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에서도 송승준은 32이닝에서 끝나, 선동열 삼성감독이 보유 중인 37이닝 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하지만 송승준의 3경기 연속 완봉승은 1995년 김상진(당시 OB) 이후 14년 만에 세워진 기록으로, 의미가 적지않다. 과거보다 투수들의 역할 분담이 더욱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어, 최근엔 완봉, 완투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좀처럼 깨지지 않고 남아 있는 투수부문 기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너구리' 장명부를 넘어라

1983년 국내 프로야구를 점령했던 재일교포 장명부의 활약상은 요즘이라면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장명부는 당시 국내 타자들에게 낯선 변화구와 자로 잰 듯한 컨트롤로 개인 투수 기록을 양산했다. 그는 1983년 선발투수로 44경기에 출장해 36경기를 완투했고, 1712타자를 상대로 427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한 시즌 최다 선발 출장, 최다 완투, 최다 타자, 최다 투구이닝 기록을 남겼다.

장명부는 이런 '고무줄 어깨'로 1983년 시즌 최다승인 30승을 따냈는가 하면 시즌 최다 완투승(26승) 기록도 세웠다. 그가 1983년 5월 8일 MBC 청룡전부터 5월 29일 롯데전까지 기록한 8연속 완투승도 넘보기 어려운 기록이다. 장명부는 승리뿐 아니라 청보 핀토스 시절인 1985년 시즌 최다 패전(25패), 1986년 단일 시즌 최다연패(15연패) 기록도 함께 갖고 있다.

20년 묵은 기록들

장명부에 이은 최다 투수 기록 보유자는 선동열 삼성감독이다. 1987년 연장 15회까지 간 사직 롯데전에서 무려 232개의 공을 던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기록했고,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최다 타석 무 피홈런(1186타석), 특정팀 상대 최다 연승(롯데전 20연승)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박철순이 프로야구 원년 OB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22연승도 '꿈의 기록'에 가깝다. 정민태(히어로즈 투수코치)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3년에 걸쳐 21연승까지 갔으나 대기록의 눈앞에서 좌절한 적은 있다. 박철순의 연승기록은 단일 시즌에 기록된 것이라 더욱 값지다.

모든 투수의 꿈인 '퍼펙트게임'은 28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아직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