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를 '중도실용 정부'로 평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진보 성향의 소설가 황석영씨(66)는 "내 생각에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밝혔다.

황씨는 15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변한다면 황석영의 문학 전체가 무너지는 건데 어떻게 내가 변하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내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며 "남과 북 사이에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정부의 협조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남북문제에서 남한과 북한, 양쪽이 모두 시간낭비 하면 안 된다"며 "북한과 '느슨한 연방제'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이 대통령도 생각이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어떤 정권이든 현실적 거리를 둬왔는데, 남북관계는 정부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고, 국가보안법에 걸린다"며 "내가 옛날처럼 할 수는 없고 정부와 부분 협조를 해서 성공한다면 현 정부가 성공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황씨는 MB정부를 '중도실용'이라고 말한 부분과 광주민중항쟁을 '광주사태'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황씨는 "MB정부는 중도실용을 들고 나와서 당선되지 않았나"라며 "하지만 촛불시위로 정신이 없었을 테고, 주위를 둘러싼 세력이 지난 10년과 반대방향으로 가니까 자기 생각을 관철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내가 광주 중심에서 뼈를 깎은, 그걸 다 겪은 사람"이라며 "광주가 나고, 나의 문학이다. 지금 와서 그 표현을 가지고 '가치가 변했냐'는 것은 말꼬리 잡기"라고 반박했다.

황씨는 "순방 따라간 것을 신중하게 결정할 걸 그랬나 싶고 경솔함을 사과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대북문제를 풀려는 아무런 노력이 없을 때는 현 정권에 대한 희망을 접고 포기하겠다고 이 대통령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황씨는 인터뷰를 끝내면서 "백척간두에 서 있는 피에로의 심정"이라며 "그래도 다 털어놓고 나니 시원하다"고 전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황씨는 '중도 실용', '광주사태' 등의 몇몇 발언들로 진보세력으로부터 드센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