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서울과 더불어 흐르는, 영원한 서울의 얼굴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도시구조를 재편하고 주운(舟運) 기반을 조성해 서해와 잇는 '한강르네상스'가 미래 서울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는 핵심 프로젝트인 이유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이 변화할 때 서울도 다시 태어난다.

한강르네상스의 최종 목표는 2030년 서울을 세계 일류 항구도시로 만드는 데 있다. 마스터플랜이 완성되는 내년부터 생각해도 앞으로 20년 남았으니, 수도 서울의 백년대계라 할 만하다.

미래서울 중심 '워터프론트'

서울의 동서를 잇는 한강은 도시 중심다운 발전 동력 역할로선 아쉬움을 줬다. 한강은 그저 강북과 강남을 나누는 경계였고, 도심·부도심은 한강과 각별한 연계 없이 성장했다. 강변에 늘어서느니 네모진 아파트요 공업지대라, 아름다운 강변엔 공적 지위나 역할이 없었다.

마곡지구_마리나(요트계류 장) 조감도. 이곳 마곡R&D시티는첨단 산업의 연구개발 기지이자 미래 전략중심지다.

이런 판도를 확 바꿔 한강을 '서울 심장'으로 일으켜 세우자는 계획이 수변(水邊)도시 워터프론트 타운(waterfront town) 조성이다. 도시구조를 한강을 중심으로 한 5개 부도심(상암·영등포·용산·왕십리·영동)과 마곡 전략중심지 등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2007년 마련된 기본계획에 따라 워터프론트 타운이 될 곳은 강서구 마곡, 마포구 상암·난지와 당인리(합정), 여의도, 용산, 잠실, 성동구 행당, 동작구 흑석의 8개 지구다.

이 중 용산의 철도공사 정비창 부지 일대 56만6000㎡엔 2016년까지 국제업무지구가 생기고, 여의도는 국제금융지구가 된다. 지난 1월 초 한강과 서해를 잇는 경인운하 사업계획이 재개되면서, 국제여객선이 드나들 여의도·용산 광역터미널 건설 계획도 빛을 보고 있다.

여의도지구_여의도공원 물빛광장 조감도. 여의도엔 국제여객선 광역터미널과 국제금융지구가 생긴다.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대에 건설될 마곡지구는 컨벤션·상업·문화·주거·연구 같은 다양한 용도가 복합된 서울의 미래 전략중심지다. 발전소가 이전해 갈 예정인 당인리와, 잠실운동장·서울의료원 지구도 종합 개발계획이 서 있다.

올해 초 서울시가 건물 층수를 다양화하고 스카이라인에 높낮이를 주는 '한강 공공성 회복'을 선언하며 강변 경관을 통합 관리하기로 해, 압구정·망원·성수·이촌·반포·구의·자양·당산 지구의 수변도 변화를 맞게 됐다.

압구정지구와 성수지구 일대 올림픽도로·강북강변도로 일부는 지하로 들어가고 그 땅엔 공원이 조성된다. 이촌지구 신동아아파트 단지와 동작대교 사이엔 225m 폭 녹지가 들어서 남산과 용산을 이을 예정이고, 강변 어디서건 한강을 보고 느낄 수 있게 조망 통로와 바람길도 열린다.

서울, '항구도시'로

난지지구_‘환경’을 테마로 한강서대권역 대표공원난지 특화공원 조감도. 상암ㆍ난지 일대는 5대 부도심의 하나다.

2~3년 뒤면 서울 강서구~경기도 김포시·부천시~인천시 굴포천·한강 18㎞를 뱃길로 잇는 경인운하가 완공된다. 경인운하와 용산 사이 항로가 트이고 여의도·용산에 국제여객선이 정박할 광역터미널이 놓이면, 서울은 운하를 통해 서해로 나아갈 수 있는 항구도시가 된다.

한강과 지천(支川)에 배가 다닐 수로를 개설하고 용산·마곡·당인리·행당·잠실(서울의료원)에 선착장을 새로 만들어 주운 기반을 쌓으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유람선·수상택시 도입과 수상 공연장 시설도 한강에 생명력을 더 불어넣으려는 서울시의 또 다른 노력이다.

서울시는 500명쯤 승선 가능한 5000t급 국제여객선이 취항할 주운 수로를 용산·여의도로부터 경인운하와의 접점인 강서구 개화동까지 15㎞ 구간에 폭 106m(교량구간 50m 이상), 수심 6.3m(교량구간 6.8m)로 만들 예정이다. 수상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서울시는 2007년 10월 최고 시속 60㎞인 수상택시를 도입했다.

용산지구_경인운하를 타고 서해에서 한강으로 이어질 뱃길에서 용산은 시작점이자 종착점이다.

시민들이 보다 쉽게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요트계류장)를 만드는데, 단기적으론 여의도·난지에, 중·장기적으론 마곡·잠실에까지 마리나를 들인다. 지천 수심도 배가 드나들도록 조정돼, 중랑천 하류 지점 행당지구엔 소형 선박이 드나들 시설 조성 계획이 서 있다.

흑석지구엔 흑석뉴타운과 연계된 수변 문화공간이 들어서고, 서울숲·뚝섬·당인리·반포 등에도 여객선착장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공원 테마별로 특화돼

워터프론트와 별도로 12개 한강시민공원은 3개 권역으로 나뉘어 특화된다.

여의도·용산·이촌·반포·잠원공원이 속한 '중심대권역'(urban core)은 업무·문화 거점으로, 난지·강서(마곡)·망원·양화선유도공원이 속한 '강서대권역'(river west)은 친환경 거점으로, 뚝섬·잠실·광나루공원이 속한 '강동대권역'(river east)은 스포츠·레저·에듀테인먼트 거점으로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이 중 각 거점의 '특화공원'으로 선정돼 공사 중인 반포·뚝섬·여의도·난지공원은 올해 안에 새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반포지구_반포대교는 무지개분수로 아름답고 즐거운‘시민의 벗’이 되며,대교 남단엔 인공섬이 떠오른다.

반포공원은 반포대교와 잠수교에서 특화를 시작했다. 반포대교 양편엔 한강물을 끌어올려 내뿜는 무지개분수가 생겼고, 잠수교의 보행로·자전거도로·전망대는 곧 모습을 드러낸다.

반포대교 남단엔 서로 연결된 3개 인공섬(floating island)이 생겨 공연장·컨벤션홀·수상레저시설이 들어서고, 한강공원엔 강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언덕과 달을 형상화한 '달빛광장'이 조성되고 있다.

뚝섬공원은 원형 갤러리 데크로 상징될 전망이다. 청담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 방향으로 이어진 원형 갤러리 데크는 시민들이 한강을 찾기 쉽도록 도와주는 통로일 뿐만 아니라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전시공간이기도 하다. 공원엔 최고 15m까지 솟는 바닥분수가 생기는데, 음악에 맞춰 물줄기와 조명이 변한다.

뚝섬지구_뚝섬특화공원 수영장 조감도. 뚝섬공원엔 수변광장과 자연학습장, 멋진 분 수가 생긴다.

여의도공원 일대도 대수술 중이다. 여의도샛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 강변 일부를 깎아 요트 80대가 정박할 마리나(계류장)를 만든다. 길이 196m, 폭 46m의 '물빛광장'이 마포대교 옆에 만들어지는데, 한강 물길을 광장 남쪽 끝까지 끌어와 시민들이 강가에 나가지 않아도 물놀이 기분을 낼 수 있다.

난지 한강공원은 대규모 생태공원과 체험시설이 있는 '환경테마공원'으로 특화 중이다. 3만3600㎡ 규모의 생태습지원이 생겨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가 되고, 곁엔 수변생태학습센터·캠프장·야생탐사센터가 들어선다. 요트와 크루저급 선박 40여대가 정박할 수 있는 계류시설도 생겨 수상 레포츠 인구 증가에도 발맞췄다.

생태습지원·레포츠시설과 연계된 캠프장은 2만9000㎡로 넓어져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한강의 생태를 개선하기 위해 강과 육지를 단절시킨 콘크리트 제방을 뜯어내고 시민들이 쉽게 강변에 다가갈 수 있도록 보행로를 확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