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 수사박찬종 변호사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구속 수감돼 수사를 받고 있는 박 회장의 육성이 구속 4개월 만에 박 변호사를 통해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지난 27일 서울구치소에서 정식으로 변호사 수임계약을 맺은 뒤, 박 회장의 동의를 얻어 민감한 내용을 본지에 처음으로 털어놨다.

검찰 주변에선 수사를 받으면서 외부와 단절된 박 회장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바깥에 알리는 메신저로 박 변호사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검 중수부 수사팀은 박 변호사의 움직임에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소환될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과 피의사실 등이 박 변호사를 통해 바깥으로 흘러나갈 경우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박 변호사의 행동이 변호사윤리규정에 어긋날 수 있는지 대한변협에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박 회장의 다른 변호인들도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박 회장의 변론을 맡은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측은 "정·관계 로비 의혹은 제외한 부분만 수임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1일 "나는 박 회장이 공개해도 된다고 한 부분만 공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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