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금융경제학부 A교수는 지난해 전경련이 사법연수원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강의에서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상품 가격이 오르면 생산자한테 좋을까요?"

연수원생들은 대부분 손을 들어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더 찾아서 가격이 올랐다면 생산자에게 좋은 일이지만, 원료비 상승으로 가격이 올랐다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A교수는 "굳이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조금만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는 문제"라며 "연수원생들이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기본적인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4일 매일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고 인재군을 형성하는 `국가고시와 공인회계사 시험 출신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시 출신들이 경제를 모른다거나 공인회계사들은 영어 능력이 부족해 인수 합병(M&A) 관련 서류를 읽기조차 힘든 사례도 있다.

특히 사시 과목에서 경제학이 빠지고 공인회계사 시험은 영어성적 기준이 낮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입법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로스쿨 변호사시험 역시 기존 기본법 위주로 과목이 구성돼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평우 대한변협 회장은 "로스쿨에서 현재 사법시험 과목 체제를 유지한다면 법조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기본법 두 과목 정도만 선정한 후 자신이 원하는 세부 전공을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이 국내 빅4 로펌과 회계법인 인사담당책임자를 대상으로 `신규 임용자 중 곧바로 외국 법인에 투입할 정도로 글로벌 능력을 갖춘 인재 비율`을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2~3명만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로펌은 평균 33.75%, 회계법인은 21%에 그쳤다.

회계법인 언스트&영 한국법인 홍태호 인력지원본부장은 "전문지식은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회계사와 비교해 밀리지 않지만 한국 회계사 시험 출신은 영어가 안 돼 문제"라며 "영어 관련 업무 때문에 한국 법인에서 국내 CPA 대신 미국 회계사 자격증(AICPA)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