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미디어법 상정에 항의해 파업중인 MBC 노조가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기 밥그릇 지키려고 나라 망신 시킨다"는 비판 의견을 올리고 있다.

MBC 노조는 지난 달 27일 파업 이유와 미디어법 상정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5개 국어로 제작,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인 미국 유튜브에 올렸다. 동영상 제작에는 노조원인 최현정 아나운서(영어), 권희진 기자(프랑스어), 이동희 PD(스페인어), 하지은 아나운서(일본어), 방현주 아나운서(중국어)가 참여했다.

MBC 노조는 처음에는 노조 인터넷 카페(cafe.daum.net/saveourmbc)에 이 동영상을 올렸으며, 이후 유튜브에도 게재했다.

이 영상은 MBC 뉴스데스크와 비슷한 화면으로 구성돼 있고, 긴박한 배경음악이 깔린다. 노조원들은 뉴스 속보를 전하는 형식으로 미디어법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달했다. 동영상 도입부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NEWS'라는 자막이 뜬다.

진행자가 긴급 속보라며 오프닝 발언을 한 뒤에 노조원들이 차례로 등장해 각국 언어로 미디어법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 배경에는 각국 국기가 나오고, 한글 자막도 붙어있다.

최현정 아나운서는 "한나라당이 합의 없이 언론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것을 날치기라 부른다"고 주장했다.

방현주 아나운서는 중국어로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에게 항의전화를 걸어달라"고 중국인들에게 구체적인 행동지침까지 전달했다. 방 아나운서는 "김형오 의장에게도 항의전화를 걸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튼 짓 하지 마라'고 항의하라"고 말했다.

이동희 PD는 "세상에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는 시계도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역사가 후퇴하고 독재정권이 부활했다" 고 했다. 하지은 아나운서는 "언론법 개정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나라당의 말은 거짓말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선동조로 말했다.

동영상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각국 국기를 배경으로 노조원들이 '언론장악 저지'라는 구호를 외치며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이 동영상에 대해 네티즌들은 "나라 망신시키는 자사 이기주의"라는 비판 의견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방송계에도 경쟁이 도입돼 노조의 기득권과 영향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한국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짓"이라는 비판도 있다.

반면 MBC 노조를 지지하는 의견도 올라왔다.  "MBC 파업을 해외에도 널리 알려야 한다" "굿 아이디어" "뭉쳐서 힘내면 이길 수 있다"는 등 노조 지지 의견이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