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7년 12월 발생한 KAL 858기(機) 폭파 사건의 범인 김현희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북한 정권 추종주의자'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현희는 최근 발매된 월간조선 2월호에서,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KAL기 폭파 사건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은 친북 좌파들이 배후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도) 김일성·김정일 북한 정권 추종주의자들"이라고 말했다.

김현희는 특히 김 전 대통령을 겨냥, "지난 1987년에 대통령이 안 된 걸로 (당시 김영삼 후보와 단일화 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지 않고) 왜 나를 탓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뒤에 대통령이 된 뒤 남한이 피해를 입은 사건인데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지, 보상도 못 받고 기본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7년 대선 직전에 발생한 KAL기 폭파 사건이 노태우 당시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김대중 야당 후보가 낙선한 것 아니냐는 시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김현희는 또 지난해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빼준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이 테러 지원국 명단에 들어간 것은 KAL기 폭파 사건 때문이다.


김현희는 "북한 정권이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는데 빼주다니 화가 났다"면서 (북한이)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나오려면 사과 한 마디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현희는 "(북한 정권에 사과도 요구하지 않고) 이렇게 하니 그들(북한)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틱틱거리는 것"이라면서 "더구나 국정원이 스스로 대한항공 사건에 의혹이 있다고 재조사를 하니 그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겠냐"고 말했다.


김현희는 지난 2003년 말 KAL기 폭파 사건의 의혹을 다룬다며 KBSMBC가 자신의 집으로 집요하게 찾아와 취재를 요구하자, 하루 이틀 취재진을 피해있을 생각으로 집을 옮겼다가 아직 당시 살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의 생활에 대해 "창살없는 감옥"이라면서 "피난생활인데 뭐 사는 게 좀 힘들다"고 말했다.

김현희는 당시 의혹을 제기한 두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에 대해선, "(KAL기 폭파 사건이 조작됐다는 방송을 보던) 나도 헷갈리는데 일반인들은 다 속아 넘어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현희는 한국으로 강제 호송된 이후 자신의 수기를 출판해 수억원의 인세(印稅) 수입을 올렸다. 그는 "일본·국내 책 다 해 가지고 번 돈 8억5000만원을 1997년 12월에 (KAL기 폭파 사건 희생자) 유족회에 다 드렸다"면서 "책을 낸 고려원이 망해서 인세를 못 받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희의 인세 수입을 넘겨받은 유족회 회원 중 일부는 현재 김현희를 가짜로 모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조선 2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