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말 전 남자친구의 동영상 공개 협박사건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아이비(본명 박은혜·27)가 동갑내기 작곡가 김태성씨와 열애설을 인정했다. 그러나 사건 이후 수많은 악성 댓글(악플)에 시달려 온 아이비는 “많은 사람들에게 마녀취급을 받아야 했다”며 “고(故) 최진실씨가 자살한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겠다라는 극단적인 하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아이비는 또 주변 지인을 통해 “(재력가로부터) 만나만 줘도 3억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소개하면서 이런 일은 연예계에 비일비재하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유혹의 소나타’, ‘바본가봐’ 등으로 톱가수로 성장했던 아이비는 지난 2007년 말 과거 연인의 ‘동영상 공개 협박’사건 이후 활동을 중단했고, 이후 표절소송과 광고출연 중도 하차 및 손해배상 소송 등에 잇따라 휘말렸다. 당시 유명 가수와의 ‘양다리’논란에 휩싸이면서 네티즌들의 악플에 시달려 왔던 아이비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김태성과의 열애설보도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이비는 2일 오후 7시42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안녕하세요.은혜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원고지 25매 분량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 "김태성과의 열애는 사실"
 
아이비는 "그동안 소속사의 명령으로 대중들 앞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처할수 밖에 없었고, 소속사의 입장이 제 입장처럼 비춰져 많은 문제들이 생겼다"며 "당시에는 제 개인적으로도 연예인으로서, 또 한 여자로서 심적으로 매우 고통스런 일들이었기에 해명하는 일들보다는 제 몸을 추스리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사과했다.

아이비는 “일년 이상 조심스럽게 살아왔는데 새해가 되자마자 의도하지 않는 기사가 인터넷을 달구었고 저는 또다시 2007년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했다”며 “지금 더 이상 숨어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이제는 떳떳하게 진실을 말하고 싶다. 이제는 가수 아이비라는 타이틀과 상관없이 박은혜라는 사람의 인격은 존중받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비는 이어 “ 김태성과는 작년 3월쯤 3집 앨범 녹음기간에 처음 만나 제 앨범에 3곡을 주었고, 녹음도 6월쯤 모두 마쳤다”며 “당시 녹음실에서 얘기를 하던 중 서로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됐고,  3곡의 녹음 후에도 함께 다른 가수들의 작사작업과 음악작업을 같이 하면서 자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인으로 발전한 것은 최근이고 모든면에서 의지가 되고 고마운 친구”라며 열애설을 인정했다.

아이비는 “오히려 제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그 친구나 그 친구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조심스럽고 신앙 안에서 만나 순수하게 만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때문에 기사가 자극적으로 나가게 되니 악플을 접한 그 친구나 가족이 마음을 조금 다친 것 같아 슬프다”고 토로했다.

◆ “악플 때문에 죽고 싶었다”

아이비는 동영상협박 사건과 관련, “스캔들 후 휴식 기간 조차 뮤직비디오표절에 의한 법적문제나 광고위약금판결로 인해 원치 않게 인터넷에 기사가 오르고 비판을 받게 되니 내게는 왜 항상 나쁜 일들만 생기는 것인지 세상이 원망스럽고 제 자신이 싫어지고,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면서 “한 여자로서 재작년에 있었던 사건을 다시 떠올리는 것 자체가 곤욕이지만 이제는 이런 일들에 대해서도 늦었지만 제 입장을 밝히고 싶다”고 했다.

아이비는 “저도 인터넷에서 모든 기사들도 봤고 많은 악플들, 네티즌들이 찾았다는 여러 증거나 추측글들을 봤다”면서 “사실도 있고 기가 막힐 정도의 거짓도 많았다”고 했다.

이어 “정말 많은 부분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얘기들로 실질적인 피해를 너무 오랫동안 받아왔던 사람으로서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여자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고달픈 일인가 생각해 본다”고 했다.

아이비는 예전에 했던 “여자는 아기를 낳을 몸이기 때문에 술,담배를 하는것은 좋지 않다”같나 “아빠가 군인이어서 엄하게 컸다”같은 보수적 발언들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일이고 주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마녀취급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아이비는 “한마디로 저는 부도덕하며 성공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고 사생활이 문란한 여자로 많은 이들에게 낙인찍히게 됐다”며 “악플들을 보면서 정말 죽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힘들어하던 시기에 최진실씨도 운명을 달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이대로라면 나도 저렇게 되겠다라는 극단적인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힘든 시기에 모든 것을 의논해 주고 용기를 준 것이 김태성이었고 최근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 “만나만 줘도 3억원 주겠다” 제안도 받아

아이비는 김태성에 대해 “그 흔한 자가용도 없고 몸에는 명품도 걸치지 않는 평범하고 검소한 사람”이라고 설명한 뒤 “주변의 사람을 통해 ‘힘든 부분들 도와주겠다’ ‘만나만줘도 3억을 주겠다’는 말도 안되는 제안까지도 받은 적도 있지만 당연히 거절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연예계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내가 돈이 아쉽거나 다시 명예가 그리우면, 또 돈에 눈이 멀어 남자를 이용해 성공하고 싶어하는 신데렐라라면 이런 권력을 가진사람이나 재력가를 만나겠지 뭐하러 김태성 같은 사람을 만나겠냐”고 반문했다.

아이비는 “마음만 먹으면 솔직히 연예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주변에서 한다리만 건너도 그런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도 있다”며 “적어도 저는 그런 여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 “가수보다 평범한 박은혜의 삶 인정해 달라”

아이비는 “정말 이렇게 인간취급도 받지 못하면서까지 가수생활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지금 심정”이라며 “한번의 스캔들로 인해 저는 평범한 일상도 남들에게 비난을 받는다. 이런 현실이 슬플 뿐”이라고 말했다.

아이비는 “예전의 저의 처신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했고 나 역시 수도 없이 괴로운 날을 보냈다”며 “대중들은 너무 쉽게 남에 대해 평가해버리고 보이는 것만 믿는다. 그들이 만든 잣대로 평가받고 마치 물건처럼 다뤄진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몇명의 연예인들이 생을 달리한 걸 보신 줄 안다”고 했다.

이어 “겪어보지 않고는 이런 것들이 얼마나 괴로운것인지 모른다”며 “강한 의지로 겨우 여기까지 숨을 고르며 왔고, 이제는 가수로서의 생활보다 평범한 박은혜의 삶을 살고 있다. 그냥 한명의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예전 일에 관계없이 현재의 제 삶을 인정받고 축복받고 싶은 마음이라면 너무 욕심인가”라고 되물었다.

아이비는 “여러분들이 저의 과거를 용서해주고 모든 상황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면서 “그저 앞으로 저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해주고 역경을 딛고 노력하는 모습의 밝은사람으로 알아주고 응원해 주길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이비는 “올해 저는 28살이 됐고, 저에겐 가수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28살의 박은혜라는 여자의 삶이 있다. 이런 모습도 인정해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겠고 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지만 그 안에서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하고 부족한 부분들은 채워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