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일본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1~2년 내로 세계적 금융위기를 벗어나서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우리 국민의 절반 가량인 48%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21%에 그쳤다. 한국의 경우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이 50대 이상(63%), 40대(51%), 30대(36%), 20대(33%) 등 고연령층일수록 더 높았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자국과 미국과의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가' 질문에도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한국(63%)이 일본(49%)에 비해 높았다. 이에 비해 '미국에 대해 얼마나 호감을 지니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측정한 대미 호감도는 한국(58%)에 비해 일본(63%)이 약간 높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 국민의 대미 호감도는 크게 높아졌다.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3월 갤럽조사에서는 우리 국민 중 미국이 '싫다'(54%)는 사람이 '좋다'(37%)는 사람에 비해 더 많았지만, 5년 만에 '좋다'(58%)는 사람이 '싫다'(40%)는 사람보다 많은 것으로 역전됐다. 한국의 경우 30대(46%)를 제외하고 20대(58%), 40대(54%), 50대 이상(69%) 등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절반 이상이 미국에 호감을 지니고 있었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한국은 '대화 중시'(75%)란 응답이 '압력 강화'(23%)보다 높은 반면, 일본은 '압력 강화'(46%)가 '대화 중시'(39%)보다 높았다.

'한일 양국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일본에 친밀감을 '느낀다'(37%)보다 '느끼지 않는다'(62%)는 응답이 훨씬 높았다. 반면 일본 국민은 한국에 친밀감을 '느낀다'(50%)는 응답이 '느끼지 않는다'(41%)에 비해 높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 조사와 비교하면, 우리 국민의 일본에 대한 친밀감이 42%에서 37%로 낮아졌고 일본도 77%에서 50%로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독도와 과거사문제가 양국 모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한국 문제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일본인들도 지난 1~2년간 이 내용을 언론에서 자주 접하면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한류(韓流)의 영향으로 일본인의 절반 가량은 여전히 한국에 대해 호감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양국 모두 20·30대에서 상대국에 대한 친밀감이 50대 이상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양국관계가 앞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대 국가 국민의 최대 장점'을 물어본 문항에서 우리 국민이 일본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기술력(29%), 근면성(15%), 준법정신(13%), 친절(11%) 등의 순이었다. 일본인은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정신력(29%), 도전정신(11%), 근면성(10%), 예의(9%) 등을 지적했다. 우리 국민의 경우 일본인의 장점에 대해 '모르겠다'는 응답이 3%에 그친 반면, 일본인은 같은 답이 28%로 훨씬 높았다. 한국에 비해 일본의 상대 국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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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_한국갤럽] 2009년 신년여론조사 PDF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