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연일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이라고 하는 사람에게 제일 좋은 방법은 이북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30일 중앙 선데이가 보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앞서 28일 “(DJ가) 무엇이 얼마나 두렵기에 지금까지 독재자 김정일의 대변인 노릇을 일관되게 하고 있는지 국민은 의심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난국 극복을 위해 DJ와 힘을 모을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이북이 노다지 나오는 곳,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북에 가서 살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비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또 “외환 위기 때도 김대중이 협력했으면 극복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동법 개정도 그렇고, 한국은행법도 그렇고. 기아자동차 문제를 크게 문제 삼으려 했을 때도 그 사람이 기아에 가서 ‘내가 사수하겠다, 국민 기업이다’ 못하게 했다”면서 “외환위기에 책임을 지라면 김대중이 최소한 60%는 져야 한다”고 말했다.

1993년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고 말했던 김 전 대통령은 “그때 그 말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리대로 하면 옳은 말 같지만 남북은 전쟁을 했던 사이고 이후에도 계속 경쟁관계에 있다”는 게 그가 밝힌 이유다.

“노무현이 깨끗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한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두 사람 다 장점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아, 장점이 하나씩 있긴 하다. 김대중 거짓말 잘하는 거. 노무현은 평하고 싶지 않다. 내가 픽업해 정치 시켰는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두환과 노태우가 법적으로 대통령이냐”면서 “대통령 자격이 박탈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광주 사람들 죽이고 몇 천억 원 걷어들인 것 가지고 대법원에서 결정해 감옥에 가지 않았냐”면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쿠데타는 용서 받을 수 없다”면서 “국민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경호실에 있던 전두환이 또 쿠데타를 해 정권을 잡아 박정희 미화하는 일만 해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독대했을 때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야당 총재 때 정상회담 하자고 해서 청와대에 갔는데, 오전 10시쯤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먼저 내가 부인이 총에 맞아 돌아가신 걸 위로하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당시 창 밖의 나무 위에 새가 와서 앉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그 걸 보고 “총재님 저걸 보십시오. 제가 저 새와 같은 신세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더니 (박 전 대통령이) 바지 오른쪽 앞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데 내가 정이 많아서, 대통령 선거해야 한다고 날짜까지 정해 갔는데 심하게 얘길 못 하겠더라”면서 “그때 그가 ‘난 물러납니다. 선거합니다’ 그러면서 이 얘기는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해 약속을 지켰는데 결국 박정희가 그것도 속여 먹었다”고 밝혔다.

하나회 해체와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숙청을 안 했으면 김대중·노무현이 대통령 못 했다”면서 “80년대 중반 국회 국방위원 20명이 육군본부 회식에 초대받아 갔다가 육군 참모차장한테 모조리 두들겨 맞았다. 당시 여야 원내총무도 국방위원이었다(당시 여당 총무는 이세기, 야당 총무는 김동영 의원). 그런데 아무도 말을 못 했다. 그만큼 군인이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너무 독주한다. 옆사람 말을 안 듣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자기를 위해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과 대화를 좀 해야 한다. 그 사람들이 전부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게 문제냐’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인 뒤 “정치는 법 이전에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가 재차 ‘이 대통령이 카리스마가 부족하냐’는 질문이 나오자 “제가 그런 얘긴 안 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