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11월 고(故)케네디 대통령 추도식 참가차 노스웨스트 항 공기를 타고 미국을 찾은 박정희 대통령(당시 국가재건회의 의 장)이 러스크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한국에 취항한 첫 민간 항공사인 노스웨스트항공이 조만간 간판을 내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8일 노스웨스트 한국지점에 따르면 올 4월부터 진행된 델타항공과의 합병 작업이 11월 초 마무리되면, 노스웨스트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델타항공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노스웨스트는 1947년 7월 처음 우리나라에 민항기를 취항했다. 당시 노스웨스트는 96석짜리 DC-4 항공기로 서울~미국을 연결하면서 서울-도쿄-알류산열도-앵커리지-에드먼턴-미니애폴리스까지 4번을 갈아타는 주 3회 정기 노선을 운영했다. 미군 교체 병력이나 휴가·제대 장병 수송이 주 목적이었지만 1949년 성악가 김자경씨, 디자이너 노라노(노명자)씨 등이 이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다. 미국까지는 40시간이 걸렸고 취항 당시 요금은 왕복 1000달러. 그때 한국 1인당 국민소득(GDP)이 60달러였다. 미군들은 자국 정부에서 표를 끊어줬다. 6·25 전쟁 때 노스웨스트는 군수물자를 수송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국영 대한국민항공사는 그보다 늦은 1948년에 국내선, 1954년에 국제선(서울~타이베이~홍콩)을 첫 취항했다. 본격적인 민간항공사인 대한항공 출범은 1969년이었다.

고(故)박정희 대통령도 1961년부터 외국을 방문할 때 노스웨스트 항공기를 이용했다. 1970년대까지 한국의 '코드원'은 노스웨스트였다. 초기에는 노스웨스트측이 "쿠데타 정권"이라는 이유로 전용기 대여를 허락하지 않아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 침체로 인한 인수·합병으로 한국과 오랜 인연을 맺었던 항공사가 사라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29일자 A11면 '61년 전 취항…노스웨스트 "한국이여 안녕"' 제하의 기사에서 '노스웨스트항공기를 타고 미국을 찾은 박정희 대통령이 러스크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는 사진 설명에 대해, 독자 김두영씨가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며 악수하는 사람은 새뮤얼 버거 주한 미 대사"라고 지적해주셨습니다. 당초 사진 설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기록사진집'에 있던 것으로, 해당 부처 담당자는 "재확인한 결과 김두영씨의 지적이 맞아 이를 수정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독자의 소중한 지적에 감사드립니다.